KIA 송은범(30).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수요와 공급은 어디서든 존재한다. 기본적인 이 원리는 프로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부터 신생구단 kt가 합류하면서 경기 수는 128경기에서 144경기가 된다. 장기 레이스를 해야 하는 팀 입장에서는 믿을만한 투수 자원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수준급 선수가 부족한 것이 현재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이다. 올 시즌 FA로 나오는 투수들도 대부분 잔류로 방향을 맞추고 있어 희소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KIA에서는 우완 송은범(30)이 FA 신청을 했다. 구단과는 이미 서너 차례 접촉을 통해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 마감일(26일)을 하루 남긴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KIA는 "내년에도 함께 야구를 하고 싶다"며 송은범을 설득하고 있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계속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은범은 SK에서 2007년부터 당시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만능 투수로 명성을 높였다. 2009년에는 12승을 달성했으며, 2010년에는 44경기에 출전해 125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다.

2012년을 제외하고 그는 SK에서 꾸준히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SK 마운드를 책임질 선수로 주목받았지만, 2013년 KIA로 트레이드 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그 해, 송은범은 41경기에 출전해 1승 7패, 49이닝만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7.35를 기록했다.

절치부심했던 올 시즌 역시 부상과 난조로 인해 27경기에 출전해 4승 8패, 78.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7.32를 기록했다. 팀 역시 2년 연속 8위를 기록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2년 연속 7점대 평균자책점은 그의 명성에 비하면 너무나도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송은범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신의 가치를 검증받기 위해 FA를 선언했다. 프로선수라면 스스로의 권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2년간의 성적이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지만, FA 시장에서 투수의 인기는 언제나 많았다.

KIA 입장에서는 16승을 올렸던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선언했기에 당장 마운드의 한 축이 빠지게 됐다. 선발진을 제외한 불펜진에서 최영필, 김태영 정도가 믿을만한 자원을 꼽히고 있어 송은범이라는 활용도 높은 선수는 확실히 필요하다.

송은범 역시 팀 사정을 확실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구단과 계속 '밀당'을 하고 있다. 설령 구단과 협상이 틀어져서 시장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송은범은 매력적인 카드다. SK에서 함께 했던 김성근 감독의 한화 역시 송은범이 나올 경우, 영입 가능성은 충분하다. 신생구단 kt 역시 경험이 풍부한 송은범을 노릴 여지가 있다.

결국은 돈이다. 프로선수에게 있어 자신의 가치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는 팀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송은범의 성적으로는 FA시장에서 좋은 대접을 받기 힘들다.

하지만 프로야구 시장은 투수가 귀하다. 이미 10승 투수의 몸값 기준은 삼성 장원삼(60억)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만큼 투수의 몸값은 생각 이상이다. 잔류와 이적, 두 가지 갈림길에서 송은범이 어떠한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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