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가 플레이오프 MVP를 거머쥐는 맹활약을 펼치며 넥센을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잠실=박대웅 기자] 역시 ‘최고의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을 만 했다. 강정호(27)가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하며 넥센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넥센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2-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넥센은 5판 3선승제의 이번 시리즈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삼성과 한국시리즈 우승 자리를 놓고 최후의 격돌을 펼치게 됐다.

염경엽 감독의 날카로운 작전과 안목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선보이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누리게 됐지만 그 중에서도 강정호의 활약은 단연 으뜸이었다.

1차전부터 팀내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한 강정호는 특히 6회 우규민을 상대로 투수 앞 내야안타를 기록하며 1-3의 열세를 뒤집는 포문을 열었다. 우규민이 강정호의 타구에 발목을 다치며 LG 마운드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결국 넥센은 6회에만 4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이번 포스트시즌 전체를 통틀어 5회까지 뒤지고 있다가 역전승을 거두는 경기를 만들 수 있었다.

2차전에서는 강정호도 침묵을 지켰다. 마지막 타석에서 간신히 안타를 터뜨렸지만 LG 선발 신정락과의 세 차례 승부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제 역할을 다해내지 못했다. 넥센 역시 그의 부진과 함께 2-9 완패를 당하며 1승1패에서 잠실 원정에 돌입해야 하는 불리한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강정호는 3차전에서 또다시 로티노와 더불어 멀티히트에 성공하며 앞선 부진을 털어냈고, 2회 1사 후 리오단으로부터 중견수 뒤를 넘어가는 선제 솔로포(비거리 130m)를 때려내며 자존심을 되살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4차전에서는 7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와 함께 2경기 연속 짜릿한 손맛을 느끼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을 폭발,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리즈 4경기에서의 도합 성적은 타율 5할3푼3리(15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 5득점.

이와 같은 활약을 인정받은 강정호는 기자단 투표 총 59표 가운데 34표의 지지를 받아 김민성(15표), 손승락(4표), 오재영(4표) 등을 밀어내고 플레이오프 MVP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리게 됐다.

경기 직후 강정호는 그동안 팀 타선이 다소 주춤했던 상황에 대해 “경기를 다소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단기전에서는 큰 점수 차가 많이 나서 긴장도 많이 했다. 위축되면서 본연의 플레이 못했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여유가 생기면서 자신 있게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또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밟게 된 점에 대해서는 “기대되는 면도 있고 설레는 면도 있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부푼 마음을 전했다.

강정호는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도 15경기에서 타율 3할5푼8리 4홈런 7타점 11득점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시리즈 경험은 없지만 이미 올림픽 또는 아시안게임 등 여러 국제 경기에서도 여러 차례 진가를 드러낸 바 있고, 이번 플레이오프마저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해 앞으로의 활약에도 높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시즌을 마친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이 유력한 그가 과연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한국 무대에서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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