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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조범현 감독은 kt 초대 사령탑에 선임된 지난해 8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NC가 우리팀에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신생 구단 kt보다 '한 기수 위' 선배팀이라고 볼 수 있는 NC는 실제 1군 진입 두 번째 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며 kt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조범현 감독은 NC의 이번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그럴 경황이 없다.

퓨처스 북부리그 3위로 창단 첫 시즌을 마친 kt는 현재 대구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이다. 1군 무대 진입을 앞두고 성공적인 첫 해를 보내기 위해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9월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수도권 1군 팀들과 연습경기를 하며 소중한 경험을 쌓은 kt는 10월부터 남부 쪽으로 시선을 돌려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8일과 30일에는 페넌트레이스 1위 삼성과도 두 차례 연습경기가 잡혀 있다. 이후 11월 초에는 제주도로 건너가 팀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처럼 빡빡하게 잡힌 훈련 일정 때문에 조범현 감독 역시 준플레이오프를 챙겨볼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조 감독은 "아무래도 연습을 하느라 타이밍이 잘 안 맞았다. 사실 이번 포스트시즌은 거의 지켜보지 못했다"며 멋쩍게 웃은 뒤 결과 정도의 소식만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를 꼼꼼하게 챙겨보지 못했을 뿐더러 타 팀에 대한 실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추세에 대해서도 "2연승을 기록 중인 LG가 좀 더 유리한 입장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정도의 견해만을 전하며 가급적 말을 아꼈다.

이보다 조 감독의 머릿속은 온통 차기 시즌 준비로 가득 차 있는 듯 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때 프로 1군팀들과 5경기를 했는데 사실 2군에서 뛰었던 주축 선수들 가운데 부상자가 많아서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지는 못했다"고 설명한 뒤 "현재 선수들만 놓고 내년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본다"며 11월 열리는 20인 외 특별지명(팀별 1명씩 총 9명)을 통해 영입될 선수들이 내년 시즌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조 감독은 "그 외에도 작년과 올해 신인들이 전력에 보탬이 되어야 할 상황이다. 때문에 내년 1군 진입 가능 선수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육성을 하고 있는 중이다"고 훈련 방향에 대해서 언급했다.

20인 외 특별 지명에 대해서도 조범현 감독은 고민이 많다. 그는 "시즌 초부터 시뮬레이션을 해왔다. 시즌 중반 2군에 있던 타 팀 선수들 중 의외로 좋은 활약을 해준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각 팀에서도 그런 선수들은 안고 갈 수가 있다. 우선 시즌이 끝나봐야 알 것 같다"며 몇몇 후보들을 놓고 막바지 저울질에 임하고 있음을 전했다.

한편 다소 지난 일이지만 조범현 감독에게 아시안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사령탑을 책임지며 금메달을 수확하기도 했던 조 감독은 "4년 전 생각이 많이 났다"고 운을 뗀 뒤 "사실 아시안게임에서는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인식 때문에 감독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좋은 소식을 전한 대표팀을 보며 내심 뿌듯한 마음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또한 팀 내에서 유일하게 대표팀에 합류, 홍콩전 4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홍성무에 대해서는 "많이 긴장했다고 하더라. 하지만 큰 경기를 치러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표팀 경험을 통해 더욱 훌륭한 선수로 거듭나주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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