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PS진출 LG… 양상문 감독 3위 NC와 대등한 승부 펼칠 것이라고 자신

LG가 2년 연속 '유광점퍼'의 염원을 이뤘다. 그리고 수장인 양상문 감독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가까스로 4위를 차지한 LG였지만 양상문 감독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어려 있었다.

LG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5-8로 패했지만 같은날 5위 SK가 넥센에 2-7로 패하며 4위를 확정지었다.

LG가 승리를 거두며 자력으로 4강 진출을 확정짓는 모양새가 보기엔 훨씬 좋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이 "프로는 과정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것 처럼 LG는 결과적으로 막판 3연패를 당했지만 최종 성적 62승2무64패(승률 0.492)로 4강의 문턱을 넘었다.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이후 양상문 감독은 "올시즌 한 계단씩 올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우리도 우승팀 못지 않게 투타밸런스가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수장으로서 팀전력에 강한 자신감과 신뢰를 보냈다.

양 감독의 자신감은 기록이 증명한다. 순위표가 윤곽을 잡기 시작한 4월 13일부터 시즌 중반을 향해가는 6월 11일까지 LG는 거의 최하위에서 맴돌았다. 6월 11일까지 성적은 19승 1무 34패. 승패마진이 무려 -17에 달했다. 그러나 6월 12일 8위 한화가 KIA와 경기에서 10-11로 패하며 9위로 떨어지고 LG는 8위로 올랐다.

최하위를 탈출한 6월 12일을 기점으로 LG는 43승1무30패(승률 0.589)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떠올랐고 8월 21일 4위 자리에 안착한 이후 단 한 번도 4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지금의 성적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LG보다 더 많은 승수를 챙긴 팀은 넥센(49승1무22패)과 삼성(44승1무31패)밖에 없다.

이 기간 동안 LG는 팀타율 2할8푼1리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에서 4.10을 기록, 양상문 감독의 말처럼 안정된 투타밸런스를 유지했다. 특히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이동현-유원상-정찬헌으로 신구조화가 된 불펜진은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완벽한 공을 세웠다.

또한 양 감독은 '임기응변' 보다는 미리 준비하는 철저한 '계획파' 였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부터 올라갈 것을 대비해서 미리 준비를 해놓았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것은 없다"면서 "상대팀인 NC에 대한 전력분석도 모두 준비가 된 상황이다"고 말하며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3위 NC로 눈이 향해 있음을 드러냈다.

양 감독이 내비치는 자신감의 또 다른 근원은 최근 NC전 승률이다. LG는 NC와 8승8패로 정확히 5할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NC와의 마지막 4경기에선 모두 승리를 챙겼다. NC를 상대로 자신감이 높아질 수 있는 요소다. 그는 "NC가 우리보다 승률이 높다"면서도 "최근 NC와 맞상대할 때 승률은 좋았기 때문에 비슷한 승부를 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남은 고민거리는 엔트리와 선발진이다. 코리 리오단을 시작으로 류제국-우규민의 3명의 선발 투수는 확정된 상황. 양 감독의 선발진 구상은 4명이기에 남은 한자리를 놓고 신정락과 에버렛 티포드를 놓고 저울질 할 전망이다.

특히 신정락은 지난 10월 6일 잠실 NC전에서 7.1이닝 노히터를 기록하며 최근 NC전에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양 감독은 "신정락이 최근 NC전에서 효과적으로 던졌기 때문에 선발로 내보낼 것이지, 아니면 3이닝 정도를 던지게 하는 계투 자원으로 활용할 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하며 신정락의 활용 방안이 이번 준플레오프에서 '전술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LG 가을야구의 상징과도 같은 유광점퍼를 입고 덕아웃에 들어섰다. 가을야구를 꼭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제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유광점퍼는 일부러 입었다"고 웃은 뒤 "LG의 가을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고 팬들과 함께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과 LG는 그토록 염원하던 '유광점퍼'를 2년 연속 입게 됐다. 지난해에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두산에 1승 3패로 '업셋'을 당하며 유광점퍼는 빛을 오래 보지 못했다.

이제 LG는 지난해와 반대로 '업셋'을 노려야 한다. 양상문 감독의 자신감에 선수들의 활약이 결합해 유광점퍼가 더욱 오래동안 반짝이게끔 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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