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27)은 전날 홍콩와의 대결에서 6타수 3안타 1홈런의 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빠른 발과 높은 출루율, 게다가 장타력까지 겸한 1번 타자가 있다면 그 선수는 팀에 있어 가장 필요한 선수일지 모른다.

최고의 선수가 모인 대표팀에서도 전날 홍콩을 상대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쳐내고 달리며 제 몫을 다해줬다.

대표팀은 25일 목동에서 열린 홍콩과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B조 3차전 경기에서 7회 12-0, 콜드게임승리를 거두며 B조 1위 자리를 확실하게 지켜냈다.

이날 선발 1번 겸 좌익수로 출전한 민병헌(27)은 6타수 3안타 1홈런의 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승리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민병헌은 첫 타석부터 위협적이었다. 1회, 상대선발 렁카호삼을 상대로 수비수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쳐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2번 손아섭의 내야땅볼을 틈타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득점에 성공, 이날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내야땅볼로 물러났지만, 그의 진가는 세 번째 타석인 4회에 다시 나타났다. 5-0으로 앞선 상황에서 민병헌은 렁카이삼의 2구째 공을 놓치지 않았다.

자신감 넘치고 과감하게 돌린 방망이는 결국 쭉쭉 뻗어가는 타구를 만들어냈고, 목동을 찾은 모든 관중들의 시선을 한 곳으로 모았다.

결국 비거리 120m짜리 중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고, 목동구장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네 번째 타석인 5회 역시 좌전 안타로 출루한 민병헌은 6회와 7회, 내야땅볼과 외야플라이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민병헌은 "2루타만 치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의식했었다. 상대 투수들의 공이 느리다보니 헛스윙도 나오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대표팀의 전력 자체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 하지만 경찰청 소속으로 병역이라는 큰 짐을 이미 털어낸 그에게 있어 동료들의 군면제라는 부담감 역시 이번 대회에서 작용했다.

그는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지만, 제일 우선은 바로 동료다. 금메달을 꼭 따야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그 부담감은 확실히 있지만, 오히려 긴장감이 있어야 집중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대표팀이 소집 후, 최상의 라인업을 구성할때도 1번 타자의 몫은 민병헌이 아닌 황재균, 혹은 손아섭이 유력했다.

지명타자 혹은 백업요원으로 생각됐지만, 황재균의 난조가 결국 그에게는 기회로 다가왔다. 그리고 민병헌은 류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소속팀인 두산에서도 1번을 도맡아 출전한 민병헌은 빠른 발과 수비, 그리고 삼성의 나바로와 더불어 리그에서 최고의 장타력을 보유한 '팔방미인' 만능형 리드오프 선수라고 해도 무방하다.

긴장감이 스스로의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민병헌은 자주 한다.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실력으로 증명하는, 전날 홍콩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가 바로 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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