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22일 태국과의 첫 경기에서 15-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어냈다. '3강 체제'의 또다른 축인 대만과 일본도 나란히 7회 콜드승을 따낸 가운데 과연 세 팀의 맞대결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문학=박대웅 기자] 이변은 없었다. 한국, 대만, 일본 야구대표팀이 가벼운 첫 발걸음을 내딛으며 ‘아시아 야구 3강 체제’의 힘을 드러냈다.

지난 22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가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가운데 우승후보 한국, 대만, 일본이 나란히 무실점 콜드게임 승리를 따내며 맞대결 없이도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가장 먼저 승리를 따낸 팀은 대만이었다. 문학구장에서 홍콩과 B조 첫 경기를 가진 대만은 1회부터 3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2회에만 득점이 없었을 뿐 이후 4이닝 연속 추가 점수를 뽑아내 12-0, 7회 콜드승을 완성시켰다.

대만은 멀티히트에 성공한 타자가 천핀지에와 왕보롱, 두 명이 전부였지만 총 9명의 타자가 고르게 타점을 기록하며 끊임없이 홍콩을 몰아붙였다. 투수진 역시 시종일관 안정감을 자랑했다. 선발투수로 나선 천관유가 3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포함해 퍼펙트로 홍콩 타선을 잠재웠고, 해와파가 중심이 된 세 명의 불펜진이 4이닝 도합 2피안타 1볼넷만을 허용한 가운데 탈삼진을 7개나 추가로 보탰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B조 경기는 한국의 15-0, 5회 콜드경기 승리로 끝이 났다. 한국은 이날 승리를 따낸 세 팀 가운데서도 가장 완벽하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1회에만 무려 8점을 몰아치는 폭발력을 과시하는 등 대만과 일본이 7회초 공격 이후 10점 차 이상의 리드로 콜드승을 확정지은 반면 한국은 그보다 2이닝을 더 절약하며 투수진 소모를 아꼈다.

또한 한국 타자들은 최소 이닝을 소화한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13안타를 몰아쳤고, 투수진 역시 유원상이 2피안타를 내줬을 뿐 그 이상 태국 타자들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선발투수로 나선 김광현은 불과 22개의 공으로 2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았고, 탈삼진도 4개를 솎아내며 소위 ‘클래스’를 입증했다.

같은 시각 목동구장에서 A조 첫 경기를 가진 일본은 중국에 11-0, 7회 콜드경기 승리를 따냈다. 사회인 야구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을 뿐 아니라 한국, 일본, 대만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4번째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국을 상대해야 했지만 전혀 흔들림을 찾아볼 수 없었다.

빠른 발을 무기로 2루타 이상의 장타를 6방이나 쏘아 올렸고, 특히 중견수 겸 6번타자로 나선 후지시마 다쿠야가 3루타 2방, 2루타 1방 등 3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돋보이는 활약을 남겼다. 팀 내 핵심 선수로 꼽혀온 마쓰모토 아키라 역시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을 기록하는 등 베일에 가려있던 경계대상들이 속속히 드러났다. 또한 4명의 투수진이 7이닝 도합 5피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불펜진의 짠물 피칭은 결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한국, 대만, 일본 모두 콜드승이나 각 선수들의 맹활약을 놓고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만큼 맞대결 상대팀들의 수준이 크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실제 세 팀의 사령탑들은 무난한 첫 경기 콜드승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앞으로의 ‘3강팀’들 사이에서의 맞대결을 좀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풍전야를 앞두고 자신감을 보다 확실하게 끌어올림과 동시에 서로 간의 대략적인 전력을 가늠해볼 수 있었던 측면에서는 첫 날 야구 일정의 결과가 앞으로의 행보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23일 한국은 하루 간의 휴식을 취하며 일본과 대만도 파키스탄, 태국과 각각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경기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를 시점은 24일 한국-대만전을 시작으로 준결승과 결승전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팬들의 뜨거운 시선이 보다 뒤쪽으로 옮겨간 것과는 달리 한국, 대만, 일본 타자들의 방망이는 첫 날부터 일찌감치 화끈하게 불타올랐다. 이같은 상승세를 보다 꾸준하게 이어가며 최후에 웃게 될 팀은 과연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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