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한화가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시즌 13번째 맞대결에서 7-7, 8회 강우 콜드 무승부를 기록했다. 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미디어 문학=박대웅 기자] SK와 한화의 뜨거웠던 명승부가 거센 빗방울로 인해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

SK와 한화는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시즌 13번째 맞대결에서 7-7, 7회 강우 콜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SK가 달아나면 한화가 추격하는 구도 속에 양 팀이 총 세 차례나 동점 상황을 만드는 접전 양상으로 흘렀다. 일찌감치 빗방울이 떨어진 가운데서도 경기가 줄곧 강행됐지만 결국 8회초 한화의 공격을 앞두고 더 이상의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오후 9시46분에 경기가 중단, 30분 뒤인 오후 10시16분에 강우콜드가 결정됐다.

이로써 SK는 시즌 첫 무승부와 함께 48승1무59패(승률 0.449)를 기록했으며 한화는 44승2무60패(승률)가 됐다. 우천 취소된 광주, 잠실에 이어 문학 역시 양 팀이 무승부를 주고 받으면서 4위 이하 팀들 간의 순위 및 승차 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한 쪽은 SK였다. 1회말 SK는 선두타자 이명기가 좌익수 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쏘아 올리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김성현과 최정이 헛스윙 삼진, 좌익수 플라이로 각각 물러났지만 박정권의 중월 투런 홈런(비거리 125m, 시즌 21호)이 터지면서 SK가 2-0으로 앞서나갔다.

한화도 3회초 반격에 나섰다. 비록 조인성과 강경학이 나란히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정근우가 1회 2루타에 이어 이번에는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했고,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켜 SK 선발 문광은을 흔들었다. 결국 송광민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2루에 있던 정근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화의 기세는 4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태균이 문광은의 5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비거리 125m)을 쏘아 올린 것. 김태균은 27일 만에 시즌 13호 고지를 밟으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한화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SK가 4회말 곧바로 추가점을 뽑아내면서 다시 한 번 리드를 움켜잡는데 성공했기 때문. SK는 1사 후 박정권이 우익수 오른편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고, 이재원과 김강민이 연속으로 볼넷을 골라내 만루를 채웠다.

결국 한동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이태양의 2구째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비거리 125m)을 쏘아 올리며 순식간에 SK의 6-2 리드를 견인해냈다.

경기가 불펜 싸움으로 접어든 가운데 한화가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6회초 김태균의 우전안타와 피에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를 만든 한화는 김태완의 우익수 방면 깊숙한 플라이 타구에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을 진루했다. 이어 최진행이 2타점 적시타를, 조인성이 좌익수 왼편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차례로 터뜨리면서 순식간에 양 팀의 격차는 다시 1점으로 좁혀들게 됐다.

한화의 기세는 여기서 가라앉지 않았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한상훈이 볼넷을 골라냈고, 정근우가 3번째 투수 전유수로부터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만루를 채웠다. 결국 송광민이 이날 두 번째 동점을 만들어내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화는 2루 주자 한상훈이 홈에서 태그아웃됐고, 이어진 2사 1, 2루에서 김경언이 볼넷을 골라내 재차 만루를 만들었지만 김태균이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승부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위기를 넘긴 SK가 6회말 다시 한 번 리드를 잡는데 성공했다. 1사 후 이재원의 볼넷과 김강민의 좌전안타로 1, 2루를 만든 뒤 한동민의 2루수 땅볼 때 정근우의 실책을 틈타 2루에 있던 대주자 박계현이 홈까지 안착했다. 하지만 SK 역시 정근우의 두 번째 실책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이명기가 3루수 땅볼에 그쳐 아쉬움을 삼킨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한화가 위기 이후 반전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7회초 선두타자 피에가 SK 세 번째 투수 전유수의 2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비거리 125m, 시즌 16호)을 터뜨렸다. 이날 세 번째 동점 상황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양 팀의 승부는 7회말 SK의 공격이 끝난 직후 더욱 거세진 빗줄기에 의해 끝내 중단되고 말았다. 사이좋게 무승부를 주고 받은 SK와 한화는 3일 김광현과 앨버스를 선발투수로 앞세워 다시 한 번 물러설 수 없는 정면 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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