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경언이 최근 16타수 연속 무안타에 그쳐있다. 3번타자의 중책을 짊어진 만큼 6월 한 달 동안 4할3리의 맹타를 휘둘렀던 집중력이 되살아나야 할 시점이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의 최하위 탈출을 위해서는 김경언(32)의 부활이 절실하다.

한화는 지난 28일 대전 NC전에서 4-10으로 패하며 연승 행진을 3경기에서 마감했다. 이로써 한화는 시즌 43승1무60패(승률 0.417)를 기록, 같은 날 롯데에 패한 8위 KIA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유지했지만 그동안의 상승세가 다소 꺾이게 됐다.

패배 직전까지 5경기 연속 선발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왔고, 타선 역시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화의 분위기는 최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아쉬움은 있었다. 바로 팀의 3번타자 역할을 맡고 있던 김경언의 타격 페이스가 주춤했다는 점이다.

김경언은 지난 25일 KIA전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터뜨린 것을 마지막으로 16타수 연속 무안타에 그쳐있다. 볼넷 2개를 기록한 것 외에는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으며, 특히 26일 NC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 4삼진을 당해 짙은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한화가 당시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둬 김경언의 부진도 가려졌지만 그가 몇 차례의 득점권 기회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경기를 진땀승으로 마무리해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28일 넥센전에서는 한화 타선이 12안타 8볼넷을 얻어내고도 4점 밖에 뽑지 못할 만큼 응집력이 크게 떨어졌다. 1회말 1사 2루를 제외하면 득점권 기회가 없었던 김경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김경언과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한 김태균-피에가 나란히 3안타를 폭발시켰고, 그의 앞에서 밥상을 차린 테이블 세터 정근우-송광민이 멀티히트에 성공했음을 감안한다면 이들 사이에 놓인 김경언의 부진은 상대적으로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김경언은 5월 12경기에서 타율 3할5푼9리(39타수 14안타)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불러 모았고, 6월에는 무려 타율 4할3리(67타수 27안타) 1홈런 14타점 7득점 10볼넷으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2루타 5방, 3루타 2방 등 장타 역시 불을 뿜었으며 삼진은 단 4차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김경언은 7월 들어 2할8푼6리(49타수 14안타)로 페이스가 다소 꺾였다. 8월 역시 초반까지는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전날 무안타에 그치면서 8월 타율도 2할대(0.281)로 주저앉고 말았다. 4월부터 7월까지 기록한 총 삼진 개수(13개)와 맞먹는 12삼진을 8월 한 달 동안 추가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김경언은 올시즌 3번타자로 가장 많은 타석(149회)에 들어섰고, 특히 최근 14경기 연속 김응용 감독으로부터 3번타자로 낙점되는 등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기대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부진이 계속되자 전날 경기에서는 8회 장운호와 교체되는 등 긴장감을 가져야 할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

김경언은 올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게 된다. 김경언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으며 집안의 가장으로서 책임감과 의욕 또한 어느 때보다 크다. 7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타율 3할2푼6리(218타수 71안타) 4홈런 39타점 32득점을 기록하며 팀 내에서 김태균-피에 다음으로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인 김경언이다.

하지만 5, 6월의 활약이 '반짝'으로만 남아서는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없다. 한화가 치고 올라갈 계기를 만들어낸 상황에서 3번타자의 진정한 진가를 드러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김경언이 29일 경기에서는 홈팬들 앞에서 시원한 안타를 신고하며 반등을 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