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불펜진을 갖췄다.

LG 불펜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2.85로 전 구단을 통틀어 유일하게 2점대다. 피안타율(0.247)과 피장타율(0.333) 역시 가장 낮다.

전문가들이 대혼전 4강 판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LG를 지목하는 것도 불펜의 강점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현재 LG는 50승 56패 1무(승률 0.472)로 5위 롯데(승률 0.452), 6위 두산(0.451)에 2게임 차 4위를 유지하고 있다. 7위 SK와는 3게임차, 8위 KIA와는 4게임차다.

4위 수성을 위해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 LG의 승부수는 다른 4강 경쟁팀들의 부러움을 한껏 사고 있는 불펜진들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경기를 앞두고 남은 시즌 운용 전략을 소개했다. 골자는 이제부터는 불펜진을 과감하게 활용하겠다는 것.

양 감독은 우선 "무리수는 두고 싶지 않다"면서 "선발 투수의 1+1기용은 아시안게임 전까지 절대로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만 선발 투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5회를 넘기지 않고 바꾸느냐에 대한 문제는 조금 다르다"면서 "선발이 좋지 않은데 5회 이전에 리드를 하고 있다면 선발 투수를 5회 전에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의 승리 요건을 챙겨주기보다는 교체 타이밍을 한 박자 더 빠르게 가져감으로써 승부를 걸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불펜 투수들에게도 직접 양해를 구했다고도 했다.

양 감독은 "이전에는 불펜 투수들을 3~4일 연투시키지 않았다. 40~50개는 안 던지게 하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는 다를 것이다. 힘들고, 피곤해도 이해해달라는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직접 했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불펜진들을 무리시키지 않았으나 정규시즌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은 시즌 막판 불펜 총력전을 선언한 것이다.

양 감독은 "중요한 이야기라서 코치를 통하지 않고 내가 투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며 "남은 경기는 자신의 이름보다는 LG 트윈스를 위해 뛰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승부수를 띄운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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