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광민이 27일 대전 NC전에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대전=박대웅 기자] 송광민(31)이 99일 만에 쏘아올린 홈런 한 방은 NC 타자들의 홈런 3방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한화는 27일 대전 NC전에서 7-3으로 승리를 거두며 시즌 43승1무59패(승률 0.422)를 기록했다. 쾌조의 3연승과 함께 공동 7위에 놓인 KIA, SK와의 승차를 어느덧 1.5경기까지 좁히는 성과를 남겼다.

송광민이 또다시 영웅으로 등극했다. 지난 26일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하며 팀이 올린 모든 타점을 책임졌던 송광민은 다음날 만루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경기 분위기를 완벽하게 한화 쪽으로 끌고 오는 역할을 해냈다.

송광민은 8월 이후 4할대가 넘는 고타율을 자랑하며 한화의 대반등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난 5월20일 넥센전 이후 좀처럼 홈런을 추가하지 못해 내심 아쉬움을 삼킨 것도 사실이다. 현재는 2번타자로 입지를 굳혀 정근우와 함께 테이블세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지만 팀 내에서 가장 빨리 5홈런 고지를 밟았을 만큼 거포형 내야수로 주목받아온 선수가 바로 송광민이다.

6번째 계단을 오르기까지 무려 99일의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송광민의 만루 홈런은 짜릿했고, 영양가도 넘쳤다.

NC는 이날 나성범, 지석훈, 테임즈가 각각 솔로 홈런을 한 차례씩 쏘아 올리며 홈런으로만 팀의 모든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솔로포 세 방으로 올릴 수 있는 점수는 만루포 한 방보다도 낮은 것이 현실이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송광민의 집중력이 돋보였던 경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송광민은 찰리를 상대로도 '천적'의 모습을 간직한 채 올시즌 NC와의 모든 맞대결 일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찰리로부터 6타수 4안타(2루타 한 방)를 기록해왔던 송광민은 이날 첫 타석에서 4구 만에 루킹 삼진을 당하며 출발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2사 만루의 밥상이 차려진 2번째 타석에서 찰리의 초구 시속 144km 직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완성시켰다. 찰리가 3회를 마친 뒤 조기 강판 당하면서 추가 격돌은 없었지만 찰리를 궁극적으로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선수도 결국에는 송광민이었다.

송광민은 7회 수비에서 무사 2루의 위기 때 김성욱의 3루수 직선타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까지 선보였다. 비록 만루 홈런 이후 볼넷 1개를 추가했을 뿐 타석에서는 이렇다 할 추가 활약이 없었고, 끝내 6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도 중단됐지만 6경기 연속 타점 기록은 계속해서 이어가게 됐다. 송광민의 불붙은 방망이가 언제까지 뜨거움을 간직할 수 있을 지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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