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4팀의 마무리가 세이브 순위 상위 차지… 각 팀 감독들 믿음의 결과물

현재 세이브 순위 상위 4명의 소속팀이 현재 모두 4강 내에 있는 팀들이다. 확고부동한 마무리의 존재가 팀을 상위권에 위치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 역전의 경기가 속출하고 있는 올시즌 프로야구. 팀의 승리를 확실히 매조지을 수 있는 `클로저'의 존재가 가을 야구의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4일 마무리 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경기들이 있었다. 잠실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경기. 양 팀의 선발이 모두 1실점씩만 하며 호투했던 가운데 승부는 불펜싸움에 달려있었다. 두산은 선발 유네스키 마야가 7.2이닝을 버텨줬고 바로 마무리 이용찬을 올렸다.

그러나 이용찬은 9회초 지석훈에 3루타와 폭투를 연달아 내주며 결승점을 내줬다. NC는 선발 에릭에 이어 원종현이 올아왔고, 9회말 팀이 1점차 리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김진성이 올라와 간단하게 팀 승리를 지켰다.

또한 부산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 롯데가 5-2로 앞선채 8회초를 시작했다. 그러나 LG가 거세게 추격을 했고 롯데는 마무리 김승회까지 조기에 투입했지만 야수진의 실책으로 블론세이브의 멍에를 썼고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 점수까지 허용했다. 반면, LG 마무리 봉중근은 9회말 올라와 팀이 간신히 얻은 1점을 지켜냈다.

이렇게 마무리 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올시즌 각 팀들의 명암이 달라지고 있다. 각 팀들은 경기의 뒷문을 책임질 마무리 투수를 정하고 시즌에 들어갔다. 그러나 저마다 부상과 부진으로 마무리가 교체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SK의 주전 마무리였던 박희수는 어깨 부상으로 6월 중순부터 1군에서 자취를 감췄고, 롯데는 시즌 초반 김성배가 흔들리자 마무리를 김승회로 교체한 바 있다. 또한 한화는 송창식이 지난해 연투의 여파로 올시즌 부진하자 윤규진 체제로 돌아섰다.

그러나 3개팀을 제외하곤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 투수의 교체 없이 시즌을 치렀다. 그리고 이 가운데 임창용(삼성)과 손승락(넥센), 김진성(NC), 봉중근(LG)은 확고부동하게 마무리 투수로서 역할을 다하며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공교롭게도 상위 4개팀의 마무리들이 세이브 순위에서도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며 세이브 순위와 팀 순위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봉중근과 임창용이 27세이브로 세이브 공동 1위에 올라있고, 그 뒤를 손승락(26세이브), 김진성(22세이브)이 따르고 있다.

삼성 임창용은 4월 중순에 국내로 복귀, 오승환(한신)의 공백을 걱정하던 삼성에 천군만마가 됐다. 시즌 초반 세이브 행진을 기록하며 성공적 복귀가 되는 듯 했지만 5월 중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8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평균자책점도 4.97로 안정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임창용이 흔들릴 때도 언제나 그의 지지자임을 자처하며 마무리 임창용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조금씩 불안한 면모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6일 청주 한화전 블론세이브 이후 5연속 세이브 행진 중이다.

넥센 손승락 역시 평균자책점 4.76으로 불안하다. 6월 8일 두산전에서 1이닝 6실점으로 대형 사고를 친 뒤 잠시 2군행을 통보 받기도 했다. 6월 8일 이후 블론세이브는 없지만 이따금씩 불안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26세이브를 올려주면서 넥센의 한현희, 조상우와 함께 필승계투조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NC의 김진성은 올시즌 리그에서 블론세이브가 가장 적은 마무리 투수다. 현재까지 단 1개의 블론세이브만 기록하며 NC의 뒷문 안정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상황. 또한 터프세이브 상황에서도 5개의 세이브로 마무리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다. 최근 6연속 세이브 행진을 기록하는 등 절정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LG 봉중근은 후반기 가장 많은 1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마무리다. 후반기 블론세이브는 단 1개. 또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연속으로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후반기 4위 등극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이들의 기본적인 실력이 출중한 것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언제나 감독들이 신뢰를 보냈다는 것이다. 팀을 패배로 몰아넣은 적도 많지만 믿음으로 보다듬으며 다음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이 선수들은 언제나 그 믿음에 보답했다.

결국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마무리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은 팀들이 현재 가을 잔치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확고부동한 '클로저'가 존재하고 있는 팀들이 과연 4강의 지위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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