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승7패, 승률 6할5푼, 평균자책점 4.11로 리그 1위…성적 반등과 하락은 불펜이 좌우

7월 한 달간 LG가 거둔 성적은 13승7패(0.650)로 1위인 넥센(13승 6패 승률0.684)의 뒤를 이어 2위을 기록, 달라진 팀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투구 뒤 환호하고 있는 LG 마무리 봉중근.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전날 삼성과의 경기에서 LG는 5-4 한 점차까지 따라 붙었지만 7회에 불펜이 무너지며 4-8로 패했다. 7월이 끝나는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서 거둔 성적은 1승 2패.

30일 9회말 2사에 투입한 봉중근 작전과 31일 선발 티포드를 앞세운 LG였지만 아쉽게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LG의 7월은 이전과는 달랐다. 7월 한 달간 LG가 거둔 성적은 13승7패(0.650)로 1위인 넥센(13승 6패 승률 0.684)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 달라진 팀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전 성적은 좋지 않았다. 특히 4월에는 6승1무15패(승률0.286)를 기록하며 꼴찌를 면치 못했다. 이후 양상문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은 점차 변화했다. 변화의 시작은 결국 성적 상승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5월에는 10승14패(승률0.417)로 5위, 6월에는 10승11패(0.476)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결국 7월까지 기세를 이어 팀 순위 역시 9위에서 6위까지 상승했다.

1일 현재 4위 롯데와 5위인 두산과의 승차는 3.5경기와 1경기. 3위 NC와 4위 롯데와의 승차가 8경기인 상황에서 LG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역시 4위 자리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LG가 보여준 7월의 기세라면 4위 다툼은 불가능한 싸움이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7월을 마무리하는 대구 삼성 3연전 동안 최근 팀 상승세의 원인을 불펜진이라고 못박았다. 양 감독은 "후반기 들어서 6회말 이후에 역전이 많아졌다. 선발 투수가 내려간 이후, 3이닝 정도를 중간 투수들이 막아주고 있다. 그만큼 중간 투수들의 힘이 좋아졌다. 초반에는 투수진 전체가 좋지 않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마운드 전체가 모두 좋아졌다. 시너지 효과라는 것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LG 마운드는 7월 20경기에서 92점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4.11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진의 안정화와 더불어 불펜진의 호투가 점차 살아나면서 팀 성적 역시 동반 상승했다. 불펜의 핵심인 유원상. 스포츠코리아 제공.
LG 마운드의 4월 성적은 아쉽기만 했다. 22경기 동안 128실점을 허용,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하며 한화와 KIA에 이어 리그 7번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5월 24경기에서는 137실점을 기록, 평균자책점 5.29로 삼성(3.83)과 NC(4,24)에 이어 리그 세 번째를 차지했다.

6월 역시 21경기 동안 98실점만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4,48로 기세를 이어갔고, 결국 7월 20경기에서는 92점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4.11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선발진의 안정화와 더불어 불펜진의 호투가 점차 살아나면서 팀 성적 역시 동반 상승했다. 취임 초기부터 밝힌 양 감독의 마운드 시스템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양 감독은 "마운드 뿐 아니라 타격도 마찬가지다. 한 명이 터지면 연이어 타자들이 때려내며 점수를 뽑아내고 있다. 특히 박용택, 이진영, 이병규, 정성훈과 같은 3할 이상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타자들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타선에서 안타를 쳐내며 점수를 뽑아내는 것은 동점이나 2~3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좋지만, 만일 점수 차이가 크게 난다면 선수들 역시 의욕이 사라진다. 결국 따라갈 수 있는 가시권 점수가 되려면 중간에서 막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히며 불펜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결국 경기 중반에 추가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양 감독이 생각하는 핵심이다. 하지만 온 힘을 다해 던지고 며칠 간 휴식을 취하는 선발과는 달리 불펜은 투입 시기가 명확하지 않기에, 연투 상황이 언제든 찾아온다. 그만큼 선발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거나 외부적인 요인으로 마운드 운용이 틀어지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것은 불펜이다.

즉, 불펜이 성적상승의 원인이었다면 성적하락의 원인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지난 25일 잠실 롯데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며 하늘의 도움을 받은 LG였지만, 28일로 경기가 순연되며 9연전을 치르게 됐다. 휴식 없이 6일째 가동된 불펜은 말 그대로 과부하에 걸려있다.

대표적인 예로 불펜투수 신재웅이 시즌 7승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발에서 가장 많은 승을 올린 리오단이 6승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7승은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선발진이 긴 이닝을 버티지 못하면서 불펜진을 조기에 투입, 후반에 역전승을 거두는 시나리오가 전개되다보니 불펜에서 승리를 챙겨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최근 6경기에서 유원상은 5경기, 윤지웅과 이동현이 4경기, 신재웅과 봉중근이 3경기, 정찬헌과 신동훈이 2경기를 출전하면서 불펜진의 피로도가 전반적으로 쌓여있다. 이후 주말 3연전을 잠실에서 넥센과 치르는 LG 입장에서는 불펜진의 불안함이야말로 가장 큰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선발이 길게 던져준 뒤, 최소한의 이닝만을 불펜진이 소화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박병호와 강정호가 중심인 막강화력의 넥센 방망이를 상대로는 말만 쉽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상대 전적 역시 8경기동안 2승 6패로 열세다.

LG가 4위 싸움이라는 격전장에 불씨를 던지기 위해서는 상위 팀인 넥센과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만 한다. 과연 LG과 불펜진의 부담감을 극복, 넥센을 상대로 서울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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