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최종 명단 24명 심사숙고 끝 결정... 멀티플레이어 발탁 우선 순위로 정해

류중일 감독이 28일 기술위원회를 연 직후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엔트리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을 주인공들이 모두 가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는 28일 오후 2시 야구회관 회의실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기술위원회를 열고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아마추어 선수 1명 포함)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표팀 사령탑 류중일 감독과 김인식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김병일, 김재박, 이순철, 차명석 위원 등 기술위원 전원이 참석했으며, 회의 종료 후 야구회관 7층 기자실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류중일 감독은 "김인식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원들이 1시간 반 동안 회의를 했고, 나름 최고의 선수를 뽑았다고 생각한다. 금메달을 향해서 24명의 선수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과정을 설명한 뒤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2차 예비 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렸던 37명의 프로선수 가운데 총 14명의 선수가 최종 관문 앞에서 고배를 마셨다. 각 포지션마다 치열한 경합이 펼쳐진 결과 투수 11명, 포수 2명, 내야수 6명, 외야수 5명으로 명단이 최종 압축됐다.

먼저 투수는 안지만, 차우찬, 임창용(이상 삼성), 유원상, 봉중근(이상 LG), 한현희(넥센), 김광현(SK), 이재학(NC), 양현종(KIA), 이태양(한화), 홍성무(동의대)가 이름을 올렸다. 승선이 유력했던 윤성환(삼성)을 비롯해 장원삼(삼성), 윤명준(두산), 우규민(LG), 손승락(넥센), 김승회(롯데)가 탈락의 아쉬움을 맛보게 됐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 투수로는 김광현, 양현종, 홍성무가 나설 계획이고, 이재학과 이태양은 선발과 중간투수가 모두 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고 선발진 활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마무리로는 임창용과 봉중근을 기용할 방침임을 전했다. 류 감독은 "손승락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구위가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회의 결과 블론 세이브는 몇 차례 있었지만 그래도 임창용이 국제대회 경험이 많아서 마무리로 가장 낫다고 결론이 났다. 봉중근 역시 마무리다. 왼손 타자가 나오면 봉중근, 우타자면 임창용을 올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유원상을 발탁한 배경에 대해서는 "초반에는 안 좋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좋아졌고, 상대팀 투수였지만 높이 평가했다. 길게 갈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포수로는 양의지(두산)가 탈락의 고배를 마신 가운데 강민호(롯데)와 이재원(SK)이 대표팀 승선의 영광을 안게 됐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처음에는 3명 모두를 포함시키는 것도 생각했다. 하지만 3명으로 가면 야수 자원이 모자랄 것 같아서 결국 양의지를 뺐다"며 "이재원은 타격 1위에 공격력을 갖춘 포수다. 강민호는 몸이 좋지 않고 컨디션도 떨어져있지만 대회 전까지는 회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포수는 강민호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내야수 역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박병호, 김민성, 강정호(이상 넥센), 김상수(삼성), 오재원(두산), 황재균(롯데)까지 6명이 최종 명단에 합류했다. 올시즌 타율 5위(0.359) 득점 1위(82점), 최다안타 1위(127개), 도루 2위(33개) 등을 기록한 서건창이 탈락하는 최대 이변이 벌어진 가운데 3루수로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박석민(삼성),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정근우와 김태균(이상 한화) 역시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내야수 선발 기준에 유틸성을 중요 요소로 꼽았다. 실제 최소 2개 이상의 포지션을 능숙하게 소화할 수 있는 오재원, 김민성, 황재균이 모두 최종 엔트리까지 살아남는데 성공한 것.

류 감독은 "리그 최다 안타를 기록 중인 서건창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 2루수뿐이기 때문에 탈락하게 됐다. 반면 오재원을 2루수로 낙점한 것은 그가 내야 전 포지션 및 대주자까지 활용도가 많기 때문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류 감독은 "박석민의 경우 리그 3루수로서 성적이 최고지만 왼손 가운데 손가락이 좋지 않아 제외시켰다"고 덧붙였다.

5명이 선발된 외야수의 경우 김현수, 민병헌(이상 두산), 손아섭(롯데), 나성범(NC), 나지완(KIA)이 이름을 올렸다. 당초 김현수, 손아섭, 나성범의 주전 발탁이 유력했던 상황에서 남은 자리를 놓고 최형우(삼성), 이진영(LG), 김주찬(KIA) 등도 2차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민병헌과 나지완이 경쟁의 최종 승자가 됐다.

류 감독은 "최형우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갈비뼈에 이상이 있어서 엔트리에 빠졌다. 또한 현재로서는 최형우보다 나지완이 좀 더 낫다고 판단해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표팀 엔트리의 특징으로 두터운 투수층을 꼽았다. 그는 "단기전은 야수보다 투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발이나 중간이나 마무리나 비슷하기 때문에 투수 11명으로 가기로 한 것이 이번 회의의 주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팀에 치우치거나 구단별 안배와 같은 외부적 요인들은 선수 선발에 있어 전혀 고려하지 않았음을 전했으며, 베테랑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일본과 대만은 물론 중국 역시 실력이 많이 향상된 팀이다. 세 팀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는 금메달이다"며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엔트리인 만큼 최고의 결과물을 얻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24명)

-투수(11명)

안지만, 차우찬, 임창용(이상 삼성), 유원상, 봉중근(이상 LG), 한현희(넥센), 김광현(SK), 이재학(NC), 양현종(KIA), 이태양(한화), 홍성무(동의대)

-포수(2명)

강민호(롯데), 이재원(SK)

-내야수(6명)

박병호(넥센), 오재원(두산), 김민성(넥센), 황재균(롯데), 김상수(삼성), 강정호(넥센)

-외야수(5명)

김현수, 민병헌(이상 두산), 손아섭(롯데), 나성범(NC), 나지완(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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