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한화-NC 3연전서 나란히 부진, '유종의 미' 남긴 윤성환과 대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두고 한화 이태양과 NC 이재학이 마지막 리허설을 아쉽게 마쳐야 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대전=박대웅 기자]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조만간 발표되는 가운데 마지막 리허설에 나선 젊은 동갑내기 우완투수 두 명이 나란히 무너졌다. 한화 이태양(24)과 NC 이재학에게 이번 주중 3연전 선발등판은 시련의 시간이었다.

이태양은 지난 22일 대전 NC전에서 5이닝 7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5패(4승)째를 떠안았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한 이태양은 7월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 6월(3승1패 평균자책점 2.52)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화가 1,050일 만에 4연승을 내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태양으로서도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끝내 에이스의 위용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동안 대표팀에 대한 욕심을 애써 감춰왔던 이태양은 대표팀 승선에 대한 부담감만큼은 숨기지 못했다. 정민철 코치는 “(이)태양이가 주변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대표팀 2차 엔트리까지 합류하면서 부담이 컸던 점을 털어놨다”며 이태양이 이와 같은 성장통을 극복해주기를 바랐다.

이태양에 이어 24일 경기에서는 또 한 명의 대표팀 우완 후보군인 이재학까지 무너졌다. 이재학은 한화 타선을 상대로 2.1이닝 8피안타(3피홈런) 1볼넷 2탈삼진 7실점을 기록, 올시즌 최소 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최다 실점을 내주는 최악의 모습을 노출하고 말았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이재학을 다음 경기인 삼성전보다 한화전에 투입시키기로 했다”고 운을 뗀 뒤 “올시즌 삼성전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 아무래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인 류중일 감독 앞에서 더욱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꼬여버렸다”며 좀 더 부담이 없는 경기에서 선발로 설 수 있도록 배려한 사실을 전했다.

실제 이재학은 삼성과의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했으며 한화를 상대로는 지난달 14일 6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낸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이재학은 김경문 감독의 배려에 화답하지 못한 채 최종 리허설을 최악의 투구 내용으로 마무리해야 했다. 앞서 평균자책점 3.38로 전체 4위, 국내 투수 중 1위에 올라있던 이재학은 한화전 부진으로 기록이 3.88까지 크게 치솟았다.

이태양과 이재학이 연이어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동안 이들과 대표팀 우완 선발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윤성환(삼성)은 24일 롯데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는 호투로 시즌 9승(5패)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2004년에 데뷔해 통산 9시즌을 소화한 베테랑 윤성환은 두 명의 ‘젊은 피’와 달리 긴장감을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무대에서 이태양과 이재학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시안게임은 대표팀 합류를 위한 리허설보다 훨씬 큰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서야할 때가 있기 때문.

그러나 이태양과 이재학은 이번 부진을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소중한 경험 하나를 채울 수 있었다. 더 이상 본인을 어필할 기회 없이 주사위가 던져질 운명이지만 이번 경험은 분명 미래가 창창한 두 선수의 성장에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