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32)가 또다시 무안타 경기를 마치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추신수는 20일(한국시간) 현지 언론인 댈러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두 달이 9년처럼 느껴진다"며 "기록 때문에 좌절하는 것은 아니다. 나아지는 게 없다는 점이 좌절스럽다"고 털어놨다.

이날 추신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 경기에서 전날과 같이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댈러스모닝뉴스는는 추신수가 "컨디션도 좋고 훈련도 많이 하는데…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며 대답이 길고도 고통스러운 침묵 끝에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겨울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천만 달러(약 1천339억원)의 대형 계약에 성공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추신수는 거짓말처럼 이번 시즌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첫 달인 4월 타율은 0.303로 준수했지만 같은 달 다친 발목의 통증이 계속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12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부터 21타석 연속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며 개인 통산 최다 연속 타석 무안타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즌 타율은 0.239로 곤두박질 쳤다.

추신수는 "나도 사람이라 계약 걱정을 많이 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러지 말라고들 한다"고 대형 계약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는 "한 경기를 괜찮게 치르면 일주일 동안 부진이 이어진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는 긴장을 풀고 야구를 하면 된다"며 "그는 자신이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추신수를 옹호했다.

하지만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가 점차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추신수가 최근 두 경기에서 네 차례 삼진을 당했고 그 중 세 차례는 루킹 삼진이었다면서 그가 공을 너무 많이 고르고 있다고 봤다.

데이브 매거던 텍사스 타격 코치는 "추신수는 가끔 너무 수동적"이라며 "볼넷이 많은 점이 추신수의 강점이기도 하지만 초구를 때릴 준비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CBS스포츠도 이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처진 텍사스의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추신수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언급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CBS스포츠는 "추신수는 지난 시즌 타율 0.285, 홈런 21개, 도루 20개를 기록해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었다"며 "지금은 출루율을 제외한 모든 타격 수치가 좋지 않다"고 혹평했다.

매체는 "추신수는 괜찮긴 하지만 아주 뛰어난 외야수는 아니므로 그가 평균 이상의 좌익수로 남으려면 타격에서 분발해야 한다"며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고 아메리칸리그 경력도 많으니 팀을 옮겼다고 달리 적응할 것이 많지도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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