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투혼과 신예들의 자리 채우기…부상 악몽 벗어나 후반기 도약에 사활 걸어야

KIA의 전반기 성적은 38승 43패로 6위.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초반의 불안했던 팀 상황에서 6위로 전반기를 마감한 것은 그나마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지난해 51승 3무 74패를 기록하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프로야구 최다 우승팀이라는 자부심은 무너졌으며 신생팀 NC에게도 밀리며 그 이상의 치욕을 당했다. 팀의 기둥이었던 윤석민마저 해외로 진출했고, 국가대표급 중견수 이용규를 한화로 보내며 팀 전력에도 큰 손실을 입었다.

역시나였다. 시즌 초반의 예상 역시 KIA를 강팀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없었다. 5명의 선발 로테이션 역시 불확실했고 고질적인 불펜 문제 역시 여전했다. 그나마 내·외야진의 멤버는 탄탄했지만 부상이라는 부분이 여전히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윤석민의 자리를 대신 채운 '에이스' 양현종의 호투와 4번 타자 나지완을 필두로 김주찬과 이범호, 안치홍, 용병 브렛 필, 그리고 LG에서 둥지를 옮긴 이대형까지 주요 핵심선수들의 활약으로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갔다.

KIA는 지난 주말에 치른 롯데와의 3연전에서 아쉽게 위닝시리즈를 내주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KIA의 전반기 성적은 38승43패로 6위.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초반의 부진했던 팀 상황에서 6위로 전반기를 마감한 것은 후반기 4위 싸움의 청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 마운드의 총체적 난국, 돌파구는 있었다

윤석민이 빠진 마운드는 역시나 불안했다. 양현종과 홀튼, 김진우와 송은범으로 이루어진 선발진에 박경태, 서재응, 임준섭이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하지만 김진우는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채태인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으며 재활군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 시즌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서재응과 박경태 역시 계속되는 난조를 보이며 결국 1군에서 모습을 감췄다.

3선발로 에이스 윤석민의 빈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송은범 역시 4월 5경기에서 1승 3패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서 삼진만큼이나 볼넷 역시 많았다.

잠시 희망을 갖게 해준 한승혁이 김진우의 자리를 대신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경험이 부족했다. 결국 선동열 감독이 생각하던 5선발에서 그나마 제대로 역할을 해낸 선발은 양현종, 홀튼 뿐이었다.

게다가 김태영, 어센시오를 제외한 불펜 역시 집단 난조에 빠지면서 4월 팀 평균자책점은 5.49로 9개 구단 중 꼴찌로 떨어졌다.

하지만 돌파구는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SK에서 KIA로 자리를 옮긴 최영필과 넥센에서 트레이드 된 김병현이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특히 불펜에서 최영필의 호투는 빛났다. 6월 10경기에서 3승4홀드를 기록, 14.1이닝 동안 7실점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승부처에 강한 담대한 모습을 연이어 보여주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7월 7경기에서도 10이닝동안 3실점만을 허용,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든든한 맏형님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병현 역시 알짜배기 역할을 해주며 팀에 일조했다. 시작은 그다지 좋지 못했지만 빠르게 적응했다. 불안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불펜이 아닌 선발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아주며 시간이 갈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왼손 에이스' 양현종의 활약은 전반기 KIA를 살린 유일한 희망이었다. 18경기 동안 10승 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잡았다. 탈삼진도 115개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5선발 경쟁을 뚫고 전반기 내내 꾸준히 던져준 임준섭의 숨은 공로도 있었다.

결국 선발진과 불펜에서 보강이 이루어지며 팀 평균자책점은 4월에 5.63. 5월에는 6.18, 6월에는 6.88을 기록하며 조금씩 늘어났지만, 9승, 10승, 13승을 차례로 따내며 실속을 챙겼다.

▲부상으로 시름시름, 하지만 타선은 강해

마운드에 비해 공격과 수비는 그나마 KIA가 믿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특히 중견수 이용규의 빈 자리를 채운, LG에서 영입한 이대형의 활약이 눈부셨다.

빠른 발로 3할3푼이 넘는 출루율을 보이며 제 몫을 톡톡히 해준 이대형의 활약은 동갑내기 신종길에게도 자극이 됐다. 신종길 역시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현재까지 2할8푼6리의 안정적인 타격감을 유지하며 팀 공격에 이바지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심리적 부담으로 4월에는 주춤했던 나지완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부상으로 빠진 브렛 필 대신 팀 내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가장 많은 60타점과 13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반기 KIA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선수는 바로 김주찬이었다. 손등과 발바닥에 부상을 입으며 주춤했지만, 10경기 연속 멀티히트라는 프로야구 최초의 진기록을 달성하며 3할8푼9리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장타율과 출루율 역시 팀내에서 가장 높은 5할8푼1리와 4할3푼8리를 기록하면서 지난 시즌 부상으로 난조를 보였던 한을 풀었다.

이외에도 3할4푼1리 13홈런을 기록하며 2루수에서 제 몫을 다해준 안치홍과 김선빈의 빈 자리를 채워준 강한울을 비롯, 박준태와 김다원 같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팀 타율 역시 4월에는 2할7푼4리를 기록하며 리그 8번째를 유지했지만, 5월에는 3할6리를 기록하며 두산과 NC의 뒤를 이어 3할대의 팀 타율을 기록했다. 6월 역시 3할1푼5리로 리그 상위권에 머무르며 다소 불안한 마운드의 빈 자리를 타격으로 메우며 방망이의 힘을 보여주었다.

결국 부상으로 선수들이 빠진 공백을 채우지 못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올해는 새로운 선수들과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하면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 본격적인 4강 싸움,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 시즌, 마운드의 난조와 부상으로 인한 선수들의 공백이 많았음에도 KIA는 기존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과 새롭게 등장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며 전반기를 6위로 마감했다.

7위와 6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그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5위 두산과 4위 롯데와의 승차는 반 경기와 3.5경기. 본격적인 4강 싸움을 위해서 KIA는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리고 목표를 향해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난조를 보이고 있는 김진우의 선발 복귀 역시 KIA가 중점을 두고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5월에 부상을 당한 송은범이 빠른 시기에 복귀에 성공하며 선발진에 다소 숨통이 트인 상황이지만 걱정은 따로 있다.

바로 2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홀튼이다. 일본에서 다승왕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던 모습은 이제 희미해졌다. 갈수록 난조를 보이고 있다.

4월에는 2승을 올렸지만 5월과 6월에는 각각 1승만을 기록, 현재 5승 7패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마무리 외국인 투수 어센시오 역시 기복이 심한 것이 걱정이다. 교체만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KIA는 마운드의 앞과 뒤의 불안함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후반기 4강 싸움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KIA는 올스타 브레이크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7위 LG와의 3연전으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쫓아가는 팀보다 오히려 쫓기는 팀이 더 긴장되고 겁이 나기 마련이다.

6위 KIA는 그 위로 5위 두산과 4위 롯데가 있지만, 7위 LG가 2경기 차이로 뒤에서 바싹 쫓아오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후반기는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 될 전망이다. 과연 KIA가 다른 경쟁팀을 제치고 새로 지은 집에서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전반기 팀결산] '급성장한 공룡' NC, 2년 만에 PS 현실화 될까

[전반기 팀결산] 넥센, '위기 속 기회'가 만든 창단 첫 전반기 2위

[전반기 팀결산] '빠른 시동' 삼성, 유일한 6할 승률로 독주 체제 확립

[전반기 팀결산] LG, 시작은 우울했지만 끝은 산뜻했다

[전반기 팀결산] 롯데, 2% 부족했던 '진격의 거인'

[전반기 팀결산] '날개잃은 비룡' SK, 역대 최악의 전반기… "어쩌나"

[전반기 팀결산] 두산, 뜨겁게 불타오른 뒤 차갑게 얼어붙다

[전반기 팀결산] 한화, 야심찬 출발-우울한 레이스-희망 엿본 마무리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