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 1사 2,3루 위기 막고 324일만의 세이브···"집중하자고 되뇌이며 긴장했다"

넥센 한현희(21)가 324일만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7-4 승리를 지켰다. 한현희는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등판에 임했다고 밝혔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목동=조형래 기자]마무리 손승락은 자신의 뒤에 없었다. 하지만 책임감과 긴장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넥센은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임시 마무리 한현희가 1.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7-4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팀은 4회까지 매이닝 득점을 내면서 6-0으로 앞섰다. 6회 삼성에 2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1점을 더 달아나며 7-2로 앞섰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현희가 등장할 일은 없을 듯 했다.

하지만 넥센의 허약한 구원진은 어쩔 수 없었다. 선발투수 하영민을 구원으로 돌리면서 실점을 막아보려 했지만 7회초 나바로에 투런홈런을 허용했고 8회에도 1사 후 볼넷과 2루타로 1사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7-4로 앞서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삼성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이때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현희를 호출했다.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야 하는 상황. 하지만 한현희는 침착했다. 1사 2,3루에서 첫타자 박해민에 직구를 던져 투수 땅볼로 유도하며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를 잡아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선 대타 김태완을 커브로 1루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는 박한이에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세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7월 23일 목동 두산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이후 324일만의 세이브였다. 손승락이 2군행을 통보 받은 이후 첫 세이브 상황에서 한현희가 멋지게 마무리하며 팀이나 개인에게 모두 의미 있는 세이브를 선사했다.

경기 후 만난 한현희는 긴장한 표정이 계속 남아 있었다. 그는 "집중하자고 마음속으로 하면서 좀 더 신경을 많이 썼다. 뒤에 손승락 선배가 없다고 생각하니 부담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부담감이 생기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8회는 늘 올라와서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았다. 공 던지는 것에는 부담이 없었다"고 말하며 이날 경기 8회 1사 2,3루 상황에 올라온 것 자체는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뒤에 손승락 선배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며 재차 마무리 손승락의 공백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마무리로서 위기를 넘기고 경기를 마무리 하는 하이파이브의 희열은 그도 어쩔 수 없이 느꼈다. 그는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니 '아 내가 마무리 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재밌는 것 같다"고 말하며 당시의 희열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현희는 마지막으로 "손승락 선배가 돌아오면 나는 다시 셋업맨으로 돌아갈 것이다. 감독님도 믿음을 주셨으니 조금만 노력해서 막아보려고 한다"고 말하며 당분간 팀의 마무리를 맡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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