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국 선수들 정신자세 꼬집어
'병역면제 당근 없어 패배' 분석까지

한국 야구가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이승엽이 5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3회 2사 1·2루 기회 때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되자 무거운 발걸음으로 덕아웃을 향해 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탈락, 충격적이다.” “마치 대만과 한국이 바뀐 것 같다.”

한국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한 건 전세계 언론에도 충격적인 일인 듯하다. 주요 외신들은 6일(이하 한국시간) 대만과 네덜란드의 WBC 2라운드 진출 소식보다 한국의 중도 탈락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나섰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한국의 1라운드 탈락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한국의 참담한 성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PTN은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충격적인 결과"라며 "한국이 WBC 역사상 준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2009년 WBC 결승 진출국인 한국이 첫 번째 상대인 네덜란드전 0-5의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WBC 단골손님 한국이 어느 대회보다 일찍 탈락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라이벌 관계인 일본의 반응은 더 뜨거웠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일본과 사투를 벌인 한국이 1라운드에서 사라졌다”고 놀라워했다. 스포니치는 “B조 1위 후보 한국이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며 “이대호, 이승엽, 김태균 등 내세우며 최고타선이라더니 네덜란드 영봉패”라고 했다. 산케이 스포츠와 데일리스포츠, 지지통신도 발 빠르게 한국의 1라운드 탈락 소식을 전했다.

스포츠닛폰은 충격적인 결과를 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특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스포츠닛폰은 한국 국민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 류중일 감독의 인터뷰 내용까지 상세히 전하는가 하면 국가대표를 대하는 한국 선수들의 자세를 꼬집었다. 또 “병역면제 당근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약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WBC 등 국제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인기를 모았다. 국내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자 선수들이 대표팀보다 소속팀 경기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등 뛰어난 선수들이 팀 적응과 부상 등을 이유로 대표팀에서 빠졌다.

대표팀이 1라운드에서 패배하자 한국에서도 패인이 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가 예전만 못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을 통해 한국이 패배한 이유를 듣는 건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패배도 뼈아픈데 일부 일본언론의 놀림감으로까지 전락한 야구 대표팀. 한국의 WBC 1라운드 탈락은 여러모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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