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호 '피칭연구소' 연 최원호 전 LG코치
선수 각자의 몸에 최적화된 운동법 찾아 부진에 좌절하는 후배들 희망 되고 싶어

최원호 전 LG 코치가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한 건물에 피칭 연구소를 차렸다. 피칭 연구소는 선수들의 투구 폼을 과학적인 이론을 접목해 연구하고 교정해 주는 곳이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한 건물에 마련된 자그마한 공간. 투수들의 훈련을 돕는 각종 야구 장비들이 구비돼 있고, 다른 벽면에는 한 선수의 현역 시절과 코치 시절 사진이 진열돼 있었다. 안정된 코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제3의 야구 인생에 도전한 최원호(40) 전 LG 코치가 문을 연 피칭 연구소의 모습이다.

피칭 연구소는 선수들의 투구 폼을 과학적인 이론을 접목해 연구하고 교정해주는 곳이다. 은퇴 선수가 문을 연 트레이닝 센터나 야구 강습소 등이 여러 곳이지만 프로와 아마 선수를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클리닉은 처음이다.

최원호는 "사람도 모두 생김새가 다르듯 야구 선수들도 모두 다른 신체 매커니즘을 지니고 있다. 선수와 코치 생활 경험을 토대로 투수들 각자의 몸에 최적화된 운동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었다"며 다소 생소한 피칭 연구소를 개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곳에선 국내 최초의 2차원 역학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과학적이고 개별화된 기술을 분석하게 된다.

LG의 재활코치로 선수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었던 최원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스스로 유니폼을 반납했다. 다년간의 노하우와 이론적 배경에 과학을 접목한 지도 방법의 필요성을 느껴 체계적인 야구 공부를 해 보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모교인 단국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원호는 현역 시절 수 차례 재활 경험을 바탕으로 투수들 사이에서는 '재활 선생님'으로 통한다. LG에서 방출된 박명환도 이 곳에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1996년 현대에 입단한 최원호는 2000년 LG로 이적해 2009년까지 14년간 67승(73패3세이브3홀드)을 올리며 주축 투수로 꾸준히 활약했다. 1998년에는 현대가 배출한 5명의 10승 투수가 가운데 포함됐고, 2005년에는 개인 최다인 13승을 올리며 에이스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 역시 선수 시절 여러 차례 부상과 후유증을 겪었지만 재활과 재기를 반복하며 느꼈던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이 연구소를 설립하게 됐다.

최원호는 "투수들이 은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투구 동작으로 부상에 노출되면서 기량이 저하되는 것"이라면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좌절하는 선수들에게 희망이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