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9ㆍ한화)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박찬호는 21일 청주 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 직후 "지금 많이 맞아야 한다. 상대 타자를 분석하는 시기"라며 "몸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4회 박종윤에게 안타를 맞은 상황에 대해서도 "박종윤이 낮은 공을 잘 치는 타자라고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체인지업을 낮게 던졌다"며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기다. 실투가 많이 나와 아쉬웠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찬호의 일문일답.

▲연습경기에 이어 2번째 등판인데

=새로운 환경과 타자 등을 경험했다. SK전 보다 몸쪽 승부를 많이 했다.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변화구도 많이 던졌다. 한국 타자들이 선구안이 좋다. 볼에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는다. 예정된 투구수(80개)를 채우기 위해 4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회 첫 타자부터 시속 146km가 찍혔는데

=SK전에서 직구 제구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오늘은 직구 제구가 괜찮았다. 지난 경기와 비교해 로케이션 변화도 줬다. 롯데 타자들이 변화구를 잘 안치더라.

▲1회 폭투 상황은

=체인지업이었다. 공이 손에서 빠진 것은 아닌데 제구가 되지 않았다. 포수가 블로킹 하기 힘들었다.

▲4회 황재균에게 커브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치기 좋게 들어갔다. 좀더 낮게 떨어졌어야 하는데…. (황재균과의 승부에서 커브를 많이 던진 걸 묻자) 홈런을 맞기 전 몸쪽 높은 공을 하나 던졌어야 했다. 그 부분이 아쉽다. 그랬으면 타자가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오늘 맞은 안타 대부분이 실투였다. 계속해서 실투가 나오면 안 된다.

▲현재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 어차피 적응기간이고 몸 컨디션도 좋다.

▲홍성흔을 루킹 삼진으로 잡았는데

=고전하고 있으니 봐준 것 같다.

▲상대 타자가 커트를 많이 했는데

=파울이 많이 나왔다. 타자들 요리가 잘 안 됐다. 공을 많이 봤고 볼카운트가 불리해졌다. 그래도 이 기간에 많이 맞아야 상대를 알 수 있다. 아직 훈련 기간이고 결과가 크게 중요치 않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고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디테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기다. 너무 많이 맞으면 슬럼프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한국 타자들은 메이저리그 선수들 보다 파워가 많이 떨어지지만 선구안이 좋다. 1번부터 9번까지 공을 잘 본다.

▲다음 경기 등판은

=투수코치님과 상의해 투구수 100개 정도 계획하고 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적응기가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것보다 얼마나 편한 마음을 갖고 피칭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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