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의 사문화된 규정상 1년 35만 달러로 발표

국내 프로야구의 용병 다년계약 시대가 열렸다.

올해 국내 마운드를 주름잡았던 '특급 용병'인 더스틴 니퍼트(30)가 두산과의 다년 계약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1일 "두산이 다년 계약으로 니퍼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늘 발표된 금액도 실제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니퍼트와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25만달러 등 총 35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올해 니퍼트가 받았던 30만달러 보다 겨우 5만달러가 인상된 금액이다.

두산이 발표한 계약 조건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사문화된 규정 때문이다. KBO가 정한 외국인선수 고용 규정을 보면 새 용병의 첫 해 연봉을 30만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30만달러 상한선에는 연봉 외 옵션도 포함된다. 또 다음해 연봉 인상률도 25%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 규정을 지키는 구단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각 구단은 KBO에 규정에 따른 금액이 기재된 또 다른 계약서를 제출하고 있다. 올해는 9개 구단 단장이 사실상 사문화된 현행 외국인 선수의 몸값 상한선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니퍼트는 올해 29경기에 출전해 15승6패 평균자책점 2.55를 올렸다. 특히 19차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리그 1위에 올랐다. 빼어난 성적 때문에 일본 구단들의 영입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 동안 두산은 니퍼트를 잡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 등 구단 고위층이 시즌이 끝나고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니퍼트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했고 다년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니퍼트는 재계약 후 구단을 통해 "나를 만나려고 직접 미국까지 건너와 정성을 보여준 사장과 단장께 깊이 감사드린다. 항상 최고로 대우해주고 끊임없이 배려해 준 구단의 노력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두산 팬이 마지막까지 아낌없이 보여준 격려와 응원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내년에는 꼭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년 계약으로 '대박'을 터트린 니퍼트는 고향인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휴식과 개인훈련을 한 뒤 내년 1월 중순 두산의 전지훈련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로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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