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왼손 에이스 김광현(23)이 '시련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12일 일본 후쿠오카로 건너가 1주일 넘게 신체 균형을 되찾고 기초를 다지는 데 힘쓰고 있다.

한 달 가까이 2군에 머물러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이 상한 뒤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광현이 지난해 10월 겪었던 안면마비 증세의 원인이 뇌경색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다시 한번 이미지에 상처를 입게 됐다.

김광현은 지난해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축하연을 마친 직후 갑자기 찾아온 안면근육 마비 증세로 병원 신세를 졌다.

이와 관련, SK 관계자는 뇌경색이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이로 인해 대만·일본시리즈 우승팀과의 클럽 챔피언십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작년 12월 완치 판정을 받고서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안면마비 증세가 나타난 지 두 달여 만에 빠르게 건강을 되찾은 셈이다.

그럼에도 올 시즌 성적이 예년만 못해 그의 건강을 둘러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광현은 올 시즌 들어 컨디션이 좋은 날엔 마운드에서 시속 150㎞가 넘는 직구를 씽씽 뿌려대고, 12차례 선발 등판해 다섯 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로 6이닝 이상 던져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그러나 6이닝도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이 다섯 차례나 될 만큼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SK는 김광현이 이처럼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인 것이 동계 훈련 부족 탓에 투구 밸런스와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김광현이 마음 편히 복귀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광현이 어깨에 이상을 느끼자 몇 차례씩 정밀 검진을 받도록 해 몸 상태에 자신감을 갖도록 돕다가 아예 기초부터 다시 몸을 만들 수 있게 최근 일본의 재활기관에 보냈다.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인 김광현은 9월에나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이 막판에 이른 시점이지만 팀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태기엔 충분한 시간이 있다.

SK는 20일까지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9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돼 9월에 밀린 경기를 많이 치러야 한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은 다른 팀들보다 훨씬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광현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꼬박꼬박 로테이션을 소화해준다면 다른 투수들의 등판 간격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에이스의 역할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김광현은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의 물줄기를 SK 쪽으로 돌렸고, 지난해에도 4차전 마지막 투수로 등장해 우승을 확정 짓는 등 포스트시즌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다.

SK는 올 시즌 3위에 처져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을 많이 쌓았고, 김광현이 부활에 성공한다면 포스트시즌에 다시 저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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