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가 대변혁의 전환점에 섰다.

엔씨소프트와 창원시의 창단 협약이 지난달 28일 시 의회를 통과하면서 9구단 탄생이 최종 난관을 넘고 확정됐다. 이를 기폭제로 다수의 지자체가 프로야구단 창단을 검토하거나 희망하고 있어 한국 프로야구도 질적, 양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맞게 됐다.

수원시가 가장 먼저 프로야구의 열 번째 안방을 희망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수원시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 지원 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야구단 창단 계획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창원시를 포함해 프로야구단 창단을 확정했거나 검토 중인 지자체는 총 네 곳이다. 수원시와 함께 전북 전주시, 경기도 용인시가 '지원자'들이다.

▲왜 '꿈'의 양대리그인가

수원시는 200억원을 들여 기존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해 창단 기업에 야구장 명칭 사용권을 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 역시 익산, 군산, 완주 등과 함께 컨소시엄 형태를 구성해 야구장 건설과 프로야구단 유치를 한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신생 프로야구단 유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용인시 역시 체육공원 내 일부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 투자를 받는 형식으로 프로야구단 창단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계획 중인 지자체들이 기업과 손을 잡고 야구단을 창단한다면 한국 프로야구도 꿈의 양대리그를 실현할 수 있다. 당장 수원시의 파트너가 될 10번째 기업만 확정되면 5개 팀씩 나눌 수 있고, 나아가 일본이나 미국처럼 완벽한 양대리그가 정착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국내 프로야구는 1982년 3월27일 6개 구단으로 출범해 1985년 빙그레(현 한화)의 창단으로 7개 구단으로, 1990년에는 쌍방울이 합류해 현재의 8개 구단 체제가 됐다. 그러나 이후 구단 매각과 재창단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엔씨소프트 한 팀이 더 탄생하기까지 무려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1999년과 2000년 2년간 드림, 매직으로 나뉘어 양대리그를 운영하긴 했지만 사실상 단일리그와 다를 게 없었다. 130여 년 역사의 미국프로야구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각 15개 팀)로, 1930년대에 출범한 일본프로야구는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각 6개 팀)로 나뉘어 있다. 양대리그는 지명타자 제도 등 세부적인 규정을 달리해 그 묘미를 더 한다. 양대리그는 경쟁을 통해 성장, 발전해 왔고 팬들도 두 리그의 차이에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관건은 제2의 엔씨소프트

9구단 엔씨소프트가 내년 2군에 참여하고 2013년부터 1군 진입을 확정함에 따라 관심은 10구단의 1군 진입 시기가 됐다. 엔씨소프트의 예를 볼 때 KBO에 지난 겨울 창단 신청을 한 시점부터 1군 진입까지는 약 2년이 걸리는 셈이다. 제10구단도 1년의 2군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안에 희망 기업이 나오면, 2014년엔 1군에 뛰어들 수 있고 한국 야구는 양대리그로 전환할 수 있다. 관건은 기업이다. 현대 유니콘스가 문을 닫을 때부터 크고 작은 여러 기업이 인수를 타진했고, 엔씨소프트가 창단을 할 때도 몇몇 기업이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야구단의 '적자 구조'를 극복할 용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와 같은 폭발적인 프로야구 인기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희망 기업은 충분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KBO에 따르면 현재도 여러 곳에서 창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창립 30주년을 맞은 지난해 겨울 2014년까지 9, 10구단을 합류시키고, 2020년엔 12구단을 완성해 1,000만 관중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창원시와 수원시의 '솔선수범'으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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