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프런트 "관중들 의견 존중해야… 폐지보다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들이 '끝장 승부' 폐지를 부르짖은 반면 구단 프런트는 팬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8개 구단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3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윈터미팅에서 끝장 승부와 관련한 논의를 벌였다.

한 참석자는 4일 "끝장 승부 존치에 찬성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팬들의 의견이 무제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쪽으로 기운 만큼 제도 보완을 통해 끝장 승부를 폐지하는 대신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경기가 길어지면서 선수도 관중도 모두 진이 빠지는 장면을 두고 '과연 누구를 위한 경기인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1군 엔트리를 늘려 선수를 충원할 수도 있는 일"이라며 전면 폐지보다 대책 마련 쪽에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야구단의 광고, 관중 동원, 수익 창출 업무를 맡는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팬 의견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현장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팬과 야구단의 가교 구실을 하는 마케팅 직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8개 구단 감독들은 지난 1일 감독자회의에서 끝장 승부의 폐해를 집중 성토했다.

현장 사정과 저변이 옅은 한국프로야구의 특수성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 게 주된 골자였다.

반면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국제야구연맹(IBAF)이 베이징올림픽부터 도입한 승부치기는 당장 내년 시범경기부터 시행하자고 한목소리를 내 다른 행보를 보였다.

야구의 본질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누리꾼 사이에 논란도 거세다.

제한 없이 승부를 보는 것은 다른 어떤 종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야구만의 독특한 특성이고 끝장 게임도 1년에 불과 2-3게임 정도에 불과한 만큼 존치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또 승부치기는 야구의 올림픽 정식종목 복귀를 노리고 IBAF가 따로 마련한 임시방편일 뿐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와 각 구단 홍보팀과 운영팀도 잇달아 윈터미팅을 갖고 제도 개선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윈터미팅에서 나온 의견은 18-19일 단장모임 때 상정되고 내년 1월 KBO 이사회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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