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갈림길에 선 프랜차이즈 스타들

이종범(38.KIA) 마해영(38.롯데), 안경현(38.두산) 등 각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이들은 각 구단으로부터 전력 외로 통보받거나 은퇴를 종용당한 상황이다.

'바람의 아들'로 한국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종범은 은퇴 갈림길에 섰다.

KIA 구단은 이종범이 올해 1년 계약을 하면서 타율 3할을 넘지 못하면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타율 0.174에 홈런 1개 18타점에 그쳤던 이종범은 올해 각고의 노력 끝에 타율을 0.284까지 끌어올리고 홈런 1개에 38타점을 거뒀다.

그러나 KIA는 이종범의 주루 센스와 외야수로서 강한 어깨는 여전히 정상급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방망이 실력에 대해서는 미덥지 못한 시선을 보냈다.

KIA는 내심 이종범이 현역에서 은퇴해주기를 바라고 있으나 이종범은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결코 떼밀려 떠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타이거즈 역사에서 '이종범'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지닌 위력이 엄청난 만큼 KIA 구단의 구단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LG에서 방출됐다 테스트를 거쳐 친정 롯데에 복귀한 마해영도 또 자유계약으로 풀려 다시 은퇴 직전에 몰렸다.

시즌 초반 홈런 2방에 8타점을 올리며 반짝하기도 했으나 타율 0.153이 말해주듯 정확성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마해영은 현재 대만프로야구 진출과 TV 해설위원 데뷔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롯데는 또 1992년 우승멤버인 우완투수 염종석(35)과도 결별했다. 17년간 롯데에서만 뛰어 온 그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한 것에 대해 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롯데가 염종석에게 어떤 손길을 내밀지 주목된다.

두산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안경현은 다른 구단에서 기량을 검증받겠다고 선언했으나 아직 뚜렷한 새 둥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타 구단은 안경현의 노련함을 높이 사나 한편으로 많은 나이를 부담스러워 한다.

도도한 장강의 흐름 앞에 설 자리를 잃은 베테랑 선수들이 끝내 유니폼을 벗을 지 내년에도 오뚝이처럼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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