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겁없는 신예' 손광민(20)과 최형우(25)가 처음 나서는 포스트시즌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올해로 입단 2년째를 맞은 손광민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를 때려내며 롯데 타자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롯데 주전 대부분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고 경기경험이 적은 선수가 오히려 선배들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손광민은 포스트시즌 첫 타석인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배영수의 초구를 냅다 휘둘러 중전 안타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중고 신인다운 패기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상대 투수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데뷔 첫해인 지난해 타격 재질을 인정받아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고도 손목 부상으로 1년을 날린 그는 올해 정규리그 중반 혜성처럼 나타나 타율 0.303을 기록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스스로 "고등학교 때부터 가을에 야구가 잘 됐다. 정규리그는 막판이 되니 지루한 느낌이 있었는데 포스트시즌에 오니까 진짜 야구를 하는 것 같다"면서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칠 만큼 `가을 사나이' 기질도 갖췄다.

올해 신인왕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평가받는 7년차 중고 신인 최형우는 삼성의 선발 라인업에서 유일하게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타자다.

최형우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 박석민과 채태인이 각각 2004년과 2007년에 한 차례씩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선 적이 있지만 최형우만은 2002년과 2004년 소속팀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절치부심 끝에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올해 12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76과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 19개와 타점 71개를 기록하며 라이온즈 타선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고의사구로 한 차례 출루한 것을 포함해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시리즈에서 4번 타자로 나서는 진갑용과 6번 박진만 등 베테랑 타자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것 자체가 큰 수확이다.

양 팀을 대표하는 젊은 타자인 이들은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밟아보는 큰 무대 경험을 자양분 삼아 미래의 팀 타선의 주축으로 성장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와 삼성으로서는 시리즈의 최종 성적과 관계없이 손광민과 최형우로 대표되는 신예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포스트시즌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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