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배영수(27)가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팀에 귀중한 첫 승을 선사하며 포스트 시즌의 강자로서 진면목을 보였다.

배영수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5이닝을 6피안타 3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를 따냈다.

올해 데뷔 9년차를 맞는 배영수는 2001년부터 나선 포스트시즌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3과 5승(4패)을 기록하면서 `가을 사나이'로 군림해 왔다.

2004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10이닝 동안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배영수는 그러나 팔꿈치 부상 탓에 지난해를 통째로 거른 뒤 올해 정규리그에서도 에이스로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9승(8패)으로 윤성환과 정현욱에 이어 팀내에서 가장 많은 승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 4.55가 말해주듯 팔꿈치 수술 여파로 인한 구위 저하를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역시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1선발 역할을 맡았지만 확실하게 상대 타선을 봉쇄하리라는 믿음은 예전에 비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선동열 삼성 감독도 이날 롯데 타선이 4~5점을 뽑을 거라 예상하고 초반 번트 작전을 자제하겠다고 공언했을 정도.

하지만 배영수는 예상과 달리 홈구장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했다.

1회 투구 6개만으로 기분좋게 시작한 배영수는 공격적인 성향의 롯데 타자들을 맞아 적극적으로 승부하며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km로 전성기에 비해 한참 모자랐지만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으로 범타 유도에 성공했고, 5이닝 동안 70개를 던지면서 투구수 조절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여파로 아직 보호가 필요한 배영수는 4일을 쉬고 경기에 나서는 포스트시즌 관례와 달리 4차전에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내세울 만한 에이스급 투수가 없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받던 삼성으로서는 `가을 사나이'로 돌아온 배영수의 호투가 포스트시즌에서 큰 힘이 되리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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