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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토리] 조성환, '병풍' 아픔딛고 야구인생 2막 활짝

부산=성환희 기자 hhsung@sportshankook.co.kr
지금부터 꼭 4년 전의 일입니다. 메가톤급 '병풍'이 프로야구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달콤한 유혹을 이기지 못했던 전ㆍ현직 프로야구 선수 72명이 줄줄이 고개를 떨궜습니다.

공소시효가 18일밖에 남지 않았던 조성환(32ㆍ롯데)은 도피를 선택했습니다. 2001년 결혼한 아내 박안나(32)씨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 영준(6),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풀타임 주전으로 올라선 조성환은 그라운드를 떠나기가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18일만 더 버티면 '법적'으로 아무일 없이 야구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양심마저 속일 수 없었던 그는 자수를 택했습니다. 6개월간의 징역에 이어 2년간의 공익근무를 해야 했던 그는 그렇게 야구 인생이 끝나는 줄만 알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팬들의 머리 속에서도 잊혀져 갔습니다. 마지막 재판을 받기 전날 아내와 부둥켜안고 한없이 울었던 기억은 그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조성환에게 3년의 공백은 '사형 선고'와도 같았습니다. 야구와 담을 쌓을 수밖에 없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퇴근 후 사직구장을 찾아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 뿐이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만 안은 채.

그러나 그는 올해 4년 만에 다시 그라운드에 섰습니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3만 관중의 합창이 들려왔습니다. 조성환은 "사직구장에 내 노래가 울려 퍼질 때 타석에 서 있는 기분은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형언할 수 없는 전율에 몸서리를 쳤습니다.

조성환은 "지난 3년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한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렇지만 그 두려움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올시즌 조성환이 없는 롯데는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복귀와 함께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8년 만에 가을잔치로 이끌었습니다. '재기'라는 말로 설명을 다 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조성환은 7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선전을 다짐했습니다. 공필성 박정태(이상 롯데 코치)로 이어지는 거인군단 허슬플레이의 대명사,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왔던 조성환의 해피 엔딩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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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10/08 20:39:36   수정시간 : 2013/04/25 11: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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