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야구하자'는 소원을 8년 만에 이룬 구도(球都) 부산갈매기들이 8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사직구장에 총집결했다.

사직구장은 경기 전부터 구장 안팎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평일이었음에도 불구, 롯데의 선전을 지켜보려고 몰려든 열성팬들로 '사직노래방'은 일찍부터 들어차기 시작했다.

예매표 2만6천장이 모두 팔린 가운데 현장 판매분 4천장을 사고자 많은 팬들이 전날 오후부터 사직구장 매표소 입구에서 텐트를 치고 돗자리를 까는 등 밤샘 대기에 들어갔고 이날 오전부터 또 수 백명이 가세, 구장 2층 중앙문 입구는 진을 친 야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마침내 구장 출입이 시작된 오후 3시부터 각 출입문을 통해 팬들이 몰려 들어왔다. 마치 굴에서 개미들이 줄이어 쏟아져 나오듯 출입문을 통과한 팬들은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 경쟁하듯 뜀박질을 벌였다.

불과 30분 만에 우측 외야 일부와 내야 지정석을 제외한 1루 측과 중앙 롯데 응원석은 빈 좌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대구에서 삼성 계열사 직원 2천명이 원정 응원을 뛴 3루 삼성 응원석도 경기 시작 시각 오후 6시가 다가올수록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차 가을 잔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롯데는 2000년 삼성과 격돌한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마산구장에서 1차전을 치렀고 사직구장에서 가을축제를 열기는 1999년 한화와 격돌했던 한국시리즈 1-2차전 이후 9년 만이다.

모처럼 출장이나 예전 기억을 살려 롯데는 나름대로 포스트시즌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구장 상단 외벽에는 소속 선수들을 소개하는 현수막을 달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빗대 '(이)인구사와라', 멕시코 출신 카림 가르시아를 '멕시칸 밤비노'로 소개했다. '밤비노'는 '홈런의 제왕' 베이브 루스의 애칭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처럼 질풍같이 그라운드를 휘저으라는 뜻에서 김주찬을 '주사인 볼트'로 지칭하기도 했다.

또 메인 조명탑에는 '2008 부산 갈매기 상륙작전' 'V3 구도 부산의 부활'이라는 글귀를 내걸어 1992년 이후 16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한 염원을 담았다.

개당 200만원 등 총 6천만원을 투입해 제작한 대형 갈매기 풍선 10개 중 5개를 1루측과 중앙 외벽 상단에 매달아 일체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롯데는 나머지 5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면 띄우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부산 출신 개그맨 이경규, 정형돈, 신봉선과 탤런트 박시연, 가수 올밴의 우승민이 롯데의 선전을 기원하는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방영되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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