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신경전도 후끈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맞닥뜨린 '영남 라이벌' 롯데와 삼성. 9년 전 호세의 '방망이 투척' 사건을 기억하는 두 팀 팬들은 벌써부터 뜨거운 설전을 벌이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7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만난 두 팀의 분위기와 비장한 각오도 사뭇 남달랐다.

▲초전박살 vs 막강뒷문

선수 대표로 참석한 롯데 주장 조성환은 "어제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삼성이 5회까지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46승2패인가를 했다는 기사를 봤다. 정말 불펜이 강하다는 걸 실감했다"면서도 "초반에 점수를 내서 승부를 낼 생각"이라며 사기충천해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맞서 삼성 진갑용은 "그러면 초반에 점수를 안 주면 우리가 이기겠네"라고 응수해 폭소를 자아냈지만 한치 양보 없는 치열한 승부욕을 은연 중에 드러냈다.

▲'갈매기' 변수는

롯데는 이날 사직구장에 를 크게 틀어놓고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때 사직구장 상공에 띄울 초대형 갈매기 모양의 애드벌룬을 시험 가동했다. 폭발적인 사직구장의 응원과 함께 현란하고 거대한 조형물로 삼성의 '기'를 죽이겠다는 계산이다.

조성환이 "열성적인 팬들을 위해서라도 갈 때까지 가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지자, 삼성 선동열 감독은 "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롯데 팬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우리 선수들은 (일방적인 응원에)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영남의 맹주는 우리

99년 롯데-삼성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있었던 롯데 선수단과 삼성 팬들의 대형 '충돌'은 이후 두 팀의 잠재된 라이벌 의식을 깨우는 계기였다. 올시즌 종료 직전에도 두 팀 팬들은 대구구장의 응원석 차지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

응원과 흥행에서는 삼성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를 자부하는 롯데지만 최근 성적에서는 삼성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반면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랑하는 삼성은 롯데를 한 수 아래로 평가했지만 그들의 광적인 '관중몰이'에는 시샘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영남의 '맹주'를 자처하는 두 팀 간의 끊임없는 자존심 싸움의 최종 승자는 8일부터 그 윤곽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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