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작하는 200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PO)는 한번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이 분위기를 타는 롯데 자이언츠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경험과 노련미를 갖춘 삼성 라이온즈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관심을 끈다.

전문가들은 객관적 전력은 롯데가 앞서지만 경험 면에서는 삼성이 유리하다며 막상막하의 대결을 점치고 있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양 팀이 투수를 완전가동할 것인 만큼 큰 점수 차는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때문에 마무리 투수의 활약에 따라 경기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의 `토종 구원왕' 오승환(26)과 롯데의 `외국인 마무리 전문투수' 데이비드 코르테스(35)간 대결은 그래서 흥미롭다.

오승환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1.40에 1승1패39세이브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예전처럼 시속 150㎞를 넘는 묵직한 강속구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노련함으로 약점을 보완하며 정상에 섰다.

그러나 오승환에게도 불안한 점은 있다. 올 시즌 롯데전 9경기에 나와 5세이브(1패)를 거두는 과정에서 7⅓이닝을 던지면서 4점(자책점)을 허용해 평균자책점이 4.91에 달한다는 점이다. 상대한 7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은 수치다.

다만 오승환이 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24타자를 상대로 솔로홈런 1개를 제외하고는 안타를 맞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시즌 막판 3연속 구원에 성공한 것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서는 긍정적 신호다.

국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첫선을 보이게 되는 코르테스는 롯데의 희망이다.

미국프로야구와 멕시칸리그에서 마무리 전문으로 활동하다 8월말 롯데에 합류한 뒤 2승1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2.84의 수준급 실력을 선보였다.

특히 코르테스가 올 시즌 삼성전에서 가장 많은 4차례 등판, 5⅓이닝을 던져 무실점으로 1승3세이브의 성적을 기록해 `삼성 킬러'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롯데는 코르테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코르테스가 지난달 30일 SK 와이번스전에서 2-1로 앞선 9회에 등판해 한이닝에 2점이나 내주며 패전투수가 되는 등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한 점은 불안 요소다.

또 시즌 막판 삐끗했던 허리와 가래톳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는지도 우려를 자아내는 점이다.

토종 최고의 마무리와 관록의 외국인 마무리 투수 간 `빅뱅'은 이번 준PO를 보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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