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8억원에 계약' 현대 시절 그대로… 이광환 초대감독 전격 해임

프로야구 히어로즈가 이광환(60) 감독을 중도 해임하고 김시진(50) 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히어로즈는 6일 김시진 전 현대 감독과 3년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8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김 감독이 현대 시절 계약한 내용과 같다.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김 감독은 히어로즈의 전신 현대 유니콘스 마지막 사령탑을 역임한 지 1년 만에 현역에 복귀했다.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는 이날 오전 김시진 감독과 만나 계약조건과 코칭스태프 조각 문제 등을 논의했고 30분 만에 합의에 이르렀다.

히어로즈 2대 감독에 임명된 김 감독은 구단을 통해 "다시 감독으로 복귀할 수 있게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 1년간 KBO 운영위원으로 돈 주고도못 할 공부를 많이 했다. 좀 더 냉정하게 경기를 살펴볼 수 있게 됐고 여기서 배운 것을 히어로즈에서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어 "히어로즈에는 자식 같은 선수들이 많다. 나도 선수들을 잘 알고 선수들도나를 잘 알기에 이른 시일 안에 팀을 정비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상고와 한양대를 졸업하고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투수로 화려한 시절을 보낸 김시진 신임 감독은 현대의 전신 태평양 돌핀스에서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 2006년까지 16년 동안 한 팀에서 투수코치로만 한우물을 팠다.

특히 현대 시절 김수경(1998), 조용준(2002), 이동학(2003), 오재영(2004) 등 숱한 투수들을 신인왕으로 길러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 마침내 감독에 올랐으나 열악한 팀 사정으로 6위에 머물렀다.

히어로즈는 10일 오후 2시께 양천구 목동구장 내 구단 사무실에서 취임식을 겸한 기자 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편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는 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SK를 상대로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이광환 감독을 만나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 대표는 "이광환 초대 감독께서 어려운 시기 팀을 맡아 많은 수고를 하셨다. 특히 올 시즌 1.5군은 물론 2군 선수들을 경기에 투입하며 경험을 살려 주신 점은 내년 팀 운영에 큰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계약기간을 채워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도 "앞으로 히어로즈 구단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히어로즈와 2년간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원 등 총 3억원에 계약했으나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하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히어로즈는 이 전 감독에게 내년 연봉 1억원을 지급한다.

1989년 OB(두산의 전신)에서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이 전 감독은 LG(1992-1996년)-한화(2001-2002년)-LG(2003년)를 거쳐 올해 신생구단 히어로즈를 맡았고 올해 5년 만에 복귀로 강한 의욕을 보였으나 빈약한 선수층과 구단의 부실한 지원 탓에 50승76패로 7위에 머물면서 책임을 지고 중도에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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