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67경기를 치른 24일 현재 47승20패(승률 0.701)로 2위 두산과 8.0게임차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승률이라면 시즌 88승도 가능하다.

개막 전 74∼75승을 목표치로 제시한 김성근 감독은 이 정도면 만족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아니다. 그는 23일 밤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도 "팀 승률 7할은 `믿을 수 없는 수치'에 불과하다"는 지론을 되풀이했다.

"마산에서 3연패 하면 6할대로 내려가지 않느냐. 2위 두산이 3연승 하면 승차도 5경기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8개 팀 중 단연 선두인 팀 타율(0.294)이나, 팀 평균자책점(3.42)도 허수일 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성근 감독이 믿는 건 뭘까. 그건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끊임없이 운동장에서 땀 흘리고 훈련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그는 "천원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만원을 갖고 있다', 즉 너무 강하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그 만원은 어디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피땀 흘려 1원씩 모은 결과일 뿐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24∼26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앞두고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23일 마산에서 직접 팀 훈련을 이끌었다. `1원'은 다름 아닌 `운동장에서 흘린 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롯데전을 앞두고 각별히 공을 들인 건 이유가 있다. SK는 시즌 초 롯데에 2연패하는 바람에 1승3패로 몰렸다. 5월에도 문학에서 3연패를 당했다.

김 감독은 "지는 건 창피한 일이다. 다음에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로이스터 감독 욕을 하면 이길 수 있나. 우리가 진 원인을 분석하고 그 단점을 메우기 위해 거듭 연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렇다면 SK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두산이나 롯데를 모두 제치고 한국시리즈 2연패 꿈을 이루는 것일까.

김 감독은 아니라고 했다. 올해는 한.일 시리즈 챔피언끼리 맞붙는 코나미컵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코나미컵 예선에서 (일본 챔피언) 주니치를 이기고도 결승에서 역전패했다"며 "그때 저지른 수비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코나미컵 직후부터 수백 번이나 연습했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제패를 넘어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해나가는 SK의 자세가 가공할만한 7할 승률을 낳은 최대 원동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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