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연속 강행군으로 집중력 저하·최고자리 위협 김광현에 대한 부담감 등 지적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21)이 심상치 않다.

프로생활 3년 째인 올해 들어 부상으로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더니 최근에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부진한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올해 14경기에 출전, 6승5패에 방어율 4.34를 기록 중이다. 일반적인 프로 3년차 투수의 성적이라면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데뷔 첫 해인 2006년 신인왕 및 투수 3관왕(18승,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을 휩쓸고 작년에는 다승 2위(17승)에 오른 대표적 좌완투수의 기록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1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대전 홈경기에서 6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면서 홈런 등으로 4점을 내줘 패전을 기록했고 22일 우리 히어로즈전에서도 홈런 1개를 포함해 장단 8안타에 4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져 부진의 원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류현진이 2연패를 당한 것은 작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의 가장 큰 문제는 투구 내용이 좋지 않다는 것.

우선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탈삼진의 수가 현격히 줄었다. 2년간 각각 탈삼진 204개와 178개를 기록했지만 올해 현재는 65개에 불과하다. 타고투저 현상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저조한 수치다.

반면 피홈런과 4사구는 많이 늘었다. 2006년 11개, 2007년 15개에 불과했던 피홈런 개수는 벌써 7개나 되고 4사구 역시 2년간 각각 54개와 71개에서 올해는 벌써 40개다. 그만큼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올해 류현진의 이 같은 부진에 대해 지난 2년간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지난해 12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올 3월 최종 예선전 등에 나가느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그 전인 2006년 말에도 도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느라 2년 연속 풀 시즌을 치른 셈이다.

류현진은 이 때문에 지난달 말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바 있는 데 이것이 완치되지 못하고 결국 집중력 저하 및 제구력 불안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다 벌써 10승 고지에 오르며 류현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김광현(20)에 대해 심적 부담감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빠른 볼을 던질 때는 괜찮지만 변화구를 던질 때 팔에 조금 무리가 있다"면서 "그러나 무엇보다 공이 높아 홈런과 사사구가 예년에 비해 많이 나오는 만큼 이런 단점을 빨리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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