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어느 CF의 광고 카피이지만, 올 시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회장님' 투수 송진우(42)를 보면서 많은 야구팬들이 갖는 생각 중 하나일 듯 싶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그이지만 어느 젊은 투수 못지 않은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구속은 과거 전성기에 비해 떨어지지만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두뇌 피칭'과 완급 조절은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여전하다.

송진우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을 7안타(1홈런) 3실점으로 막아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하며 아깝게 승리를 놓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진우의 최근 성적은 주목할 만하다. 이달 들어 출전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구원진의 `뒷문 단속'이 허술해 1승을 건지는데 그쳤지만 그 자체만 보면 빼어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포함해 그는 팀내에서 정민철(36)과 함께 가장 많은 14경기에 선발 출장, 75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방어율 3.58의 수준급 성적을 올리고 있다.

작년에 부상 등의 여파로 35⅔이닝에 2승2패1세이브, 방어율 4.54로 부진한 결과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송진우의 이 같은 활약은 단어 그대로 `부활'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 싶다.

한화의 새로운 에이스이자 송진우 나이의 정확히 절반인 `괴물투수' 류현진(21)이 올 시즌 현재까지 기록 중인 성적 6승4패, 방어율 3.84와 비교할 때에도 그리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하다.

특히 6일에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2천 탈삼진의 고지에 오른 데 이어 19일까지 모두 2천938⅓이닝을 던져 앞으로 61⅔이닝만 더 소화할 경우, 역시 전인미답의 3천 이닝 투구를 기록하며 진정한 `철인'의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빙그레 이글스 시절 함께 선수로 뛰기도 했던 이상군 투수코치는 "올해는 승수에 대한 욕심은 버리고 2천 탈삼진, 3천 이닝 투구 달성을 목표로 캠프 때부터 착실히 준비해왔다"면서 "부상없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올림픽 기간 휴식을 취하고 착실하게 대비해 무더위를 이긴다면 시즌 후반에는 3천 이닝 투구의 대기록을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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