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현 사태' 여파 이만수 코치 벤치 지휘… 1회에만 6실점 '흔들'

스스로 ‘야구에 미쳤다’고 자신 있게 말하던 SK 김성근 감독. 제자의 잘못을 사과하던 그의 눈시울은 붉었다. “윤길현이가 평소 엄청나게 착하다. 한 순간의 잘못을 너무 꾸짖지 말아달라.”

김성근 감독은 19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잠실 두산전 결장을 결심한 뒤 선수들을 불렀다. “그동안 잘 나갈 때 자중하자고 했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기고 있을 때 지고 있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자.” 새벽 4시까지 고민했다는 노장의 이마에는 주름이 가득했다.

사령탑 없이 잠실구장에 도착한 SK 선수단은 어깨가 무거웠다. 몇몇 선수는 “감독님께서 진짜 안 나오셨느냐”고 물으면서 실의에 빠졌다.

SK와 겨룬 두산도 분위기가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SK에 좋은 일이 많더니 나쁜 일도 있나 보다”라는 말로 에둘렀다. 두산 관계자들은 “SK 덕아웃에 김성근 감독이 안 계시는데 이겨도 흥이 안 난다”며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SK 이광길 코치는 “자식(윤길현)의 잘못을 본 아버지(김성근)가 자식을 꾸짖고 직접 사과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회사(야구장)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 가정(SK)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역시 사령탑이 없는 어수선한 분위기는 경기 내용에 그대로 반영됐다. 최근 4연승을 달리던 선발투수 송은범은 1회말 대거 6실점을 하면서 무너졌다. 팀타율 1위(0.294)를 달리던 타선은 3피안타에 그쳤고, 수비에서는 3개의 실책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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