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만 집착하는 구단 평가… SK '윤길현 사태' 대책 마련에 부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윤길현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뒤늦게 진화 작업에 나섰다.

SK는 신영철 사장 주재로 18일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좀 더 깊게 반성하라는 의미에서 투수 윤길현을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어 구단 입장을 발표하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야구를 사랑하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치열한 승부의 현장에서 상대방에 대한 매너를 항상 가슴 속에 품고 깨끗한 플레이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시즌 동안 선수들을 상대로 야구장 예절과 에티켓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인 뒤 '많은 야구 관계자 및 야구팬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한 단계 성숙한 야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흘 만에 SK가 구단 차원에서 공식 태도를 밝히는 쪽으로 선회했지만 좀 더 일찍부터 적극적으로 사태 진정에 나섰다면 일이 이처럼 커지지 않았으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길현이 15일 문학 KIA전에서 최경환에게 빈볼을 던진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욕설을 내뱉은 장면을 두고 KIA팬은 물론 다른 구단 팬들까지 합세해 '반 SK' 연합전선을 형성하면서 사태가 더욱 복잡하게 흘렀기에 진상 파악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SK는 이를 통상적인 빈볼 다툼으로 보고 윤길현과 최경환, 주장 김원형과 이종범 등 선수 당사자끼리 전화 통화만으로 사태를 종료시키려 했고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팬들은 윤길현과 SK 구단을 싸잡아 비난하며 거세게 분노했다.

특히 SK가 월등한 기량으로 선두를 질주하면서도 두산, LG와 크고 작은 마찰을 빚었던 터라 이를 곱지 않은 눈길로 봤던 다른 구단 팬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데 뭉쳤다.

사태는 시시각각 악화 일로로 치달았지만 SK는 '구단이 나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며 사태를 방관했고 '윤길현이 반성할 때까지 출전시키는 않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17일 야구팬들의 집단 행동에 부딪히면서 결국 이날 구단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기에 이르렀다.

팬들로부터 윤길현과 함께 직접 공개사과하라는 요구를 받은 김성근 SK 감독은 18일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데 대해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고개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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