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LG만 떠나면 펄펄 나는 이유는 뭘까.

올시즌 프로야구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방출 신화’다. 이상목(삼성) 최경환(KIA) 등이 방출 설움을 딛고 팀내 주축 멤버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는 LG에서 방출된 추승우(한화)가 맹활약하고 있다. 추승우는 2002년 LG 입단 뒤 마땅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다고 올시즌 한화에 새 둥지를 틀고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고 있다.

16일 현재 타율 3할6리에 14타점, 10도루.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는 6타수 4안타에 자신의 한경기 최다타점 타이 기록(5개)으로 친정을 울렸다. LG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최승환 역시 주전급 백업포수 자리를 꿰찼다. 최승환이 마스크를 쓴 6경기에서 두산은 5승1패를 올렸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에 빼어난 송구는 단번에 합격점을 받았다.

LG의 뼈아픈 트레이드사는 사실 자유계약선수(FA), 용병 영입 실패와 함께 오랜 ‘전통’이다. KIA의 붙박이 톱타자로 자리잡은 이용규는 2004년 홍현우와 함께 KIA로 갔다. 당시 KIA에서 받은 소소경과 이원식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이에 앞서 2004년 1월에는 이상훈을 SK로 보냈다.

지난해 최만호와 최길성을 롯데에 내주고 받은 박석진은 얼마전 방출시켰다. 2005년 KIA와 3대3 트레이드한 마해영과 최상덕 역시 유니폼을 다시 갈아입었다. 2000년에는 신국환과 송유석을 한화에 주고 최익성을 데려왔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0년 이후만 보면 지난해 롯데에서 트레이드해온 손인호 정도 외에는 성공한 케이스가 없다. LG는 홍현우와 진필중의 FA 실패 이후 젊은 선수 육성 쪽으로 눈을 돌렸고, 올시즌에도 이성열 등에게 공을 들였지만 결국 손을 떼고 트레이드시켰다. 팀과 궁합이 맞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가 있다.

또 그 팀에서의 활용도에 따라 실력에 비해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도 반복되는 ‘일상’이라면 LG가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도 수년째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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