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좌완 베테랑 투수 구대성(39)이 점차 살아나면서 김인식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왼쪽 무릎을 수술한 뒤 6개월 가량의 재활 끝에 13일 1군 엔트리에 올해 처음 등록한 구대성은 13일부터 이어진 LG와의 잠실 3연전에 매 게임 모습을 드러냈다.

구대성은 13일에는 좌전안타 1개를 맞긴 했지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14일에도 ⅔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15일에도 8회에 등판해 1이닝 동안 LG 타자 3명을 맞아 삼진 1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틀어막으며 홀드를 기록했다. 2006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홀드다.

아직까지는 1이닝 안팎을 던지는 수준이지만 타자의 허를 찌르는 코너워크 등 투구 내용만을 보면 예전의 수준급 활약에 크게 밀리지 않아 김인식 감독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다.

김 감독으로는 이제 구대성에게 어떤 보직을 줄 지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것.

그러나 김 감독은 아직까지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이날 구대성의 활용 방안에 대해 "선발로 쓰고는 싶은데 아직까지는 볼 개수라든가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며 "현재까지는 투구수 20개 정도가 적절한 만큼 당분간은 1이닝을 던지고 조금 지나서 2이닝을 던지게 하는 방식으로 운용해보고 선발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마무리 활용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적지만 조금 더 던져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해 구대성이 어느 정도의 투구 수를 소화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현재 팀의 마무리인 브래드 토마스와 임무 교대를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구대성은 2001년부터 일본, 미국에 진출했다가 2006년 3월 5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뒤 한화의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해왔다. 구대성이 조만간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는다면 2000년 이후 국내에서 8년 만이다.

구대성이 송진우, 정민철과 함께 `노장 선발 3인방'으로 활약할 지, 아니면 한화의 `철벽 마무리'로 다시 나타날 지는 이제 김인식 감독의 결정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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