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양준혁을 제발 2군으로 보내든가 하위 타선으로 내려주세요."

최근 삼성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에 한 팬이 올린 간절한 소망이다. 삼성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인 양준혁(39)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수모다.

개막전 이후 파죽의 5연승 이후 13승19패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삼성 코칭스태프가 양준혁 딜레마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양준혁은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을 호소하며 삼성 타선 전체의 파괴력을 저하시키는 장본인으로 꼽히고 있다.

심정수가 2군으로 내려가고 크루즈는 꾸준히 단타만을 때리고 있는 가운데, 박석민이 4번을 맡을 정도로 삼성 타선의 무게감은 떨어져 있는 형편.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타선의 중심 노릇을 해줘야 하는 양준혁이 2할을 겨우 넘는 타율(0.203)로 5번 타선에서 득점 기회를 번번히 무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3점차까지 추격한 9회말 투아웃 만루 상황에서 평범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11일 SK전은 최근 양준혁의 침체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부분. 양준혁은 최근 5경기에서 19타석에 들어서 2안타에 그치며 단 1개의 타점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 양준혁을 하위 타선으로 돌리자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것. 그러나 양준혁을 빼고는 마땅히 5번에 배치될 선수가 없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고민이다. 진갑용은 손가락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고, 심정수는 당분간 2군에서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결국 삼성은 매년 5월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리곤 했던 '슬로 스타터' 양준혁의 부활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말 당했던 발목부상 여파로 전지훈련에서 충분한 연습을 하지 못한 양준혁이 예전의 감각과 파워를 되찾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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