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늦깎이 외야수 안치용(29)이 연패 수렁에 빠진 팀을 건져냈다.

안치용은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6회초 상대 에이스 류현진으로부터 뽑아낸 결승 투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프로 데뷔 이후 7년 만의 첫 홈런이자 9연패에 빠졌던 팀을 구해내는 의미있는 활약이었다.

신일고와 연세대를 거쳐 2002년 LG에서 데뷔한 안치용은 지난해까지 6시즌을 보낸 성적이 117경기 타율 0.180에 21타점이 전부일 정도로 철저한 무명에 가까웠다.

신일고 시절 현재 팀 동료인 1년 후배 봉중근, 김광삼과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하면서 타격 재능을 선보였지만 대학 시절 주춤한 뒤 프로에서는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올해 역시 팀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한 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안치용이 김재박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은 지난달 27일.

주전 좌익수 박용택이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외야 자원이 부족해진 팀 사정 때문이었다.

1군 첫 경기인 27일 잠실 히어로즈전에서 2안타로 4타점을 올려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안치용은 그 뒤 꾸준히 주전으로 나서면서 13경기에서 0.432의 타율에 11타점을 올리고 혜성처럼 등장했다.

안치용은 결국 이날 활약으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리면서 7년간의 설움을 씻어내는 한편 침체에 빠진 LG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안치용은 "안타를 치겠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2군 경기를 많이 치른 것이 낮 경기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팀 연패를 끊은 것도 좋지만 그동안 승운이 없던 후배 봉중근에게 승리를 챙겨준 게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기회를 얻지 못해 올해는 절실한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계속 주전으로 나서다 보니 경기 감각이 좋다"며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는 1군에 남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주전 자리를 노려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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