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서재응(31.KIA 타이거즈)의 칼날 제구력이 한국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살아났다.

상승세의 KIA와 뒷심 부족에 허덕이는 우리 히어로즈가 맞붙은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

올해 두 번째로 1만4천석이 매진된 목동구장에서 서재응은 흠잡을 데 없는 투구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서재응은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안타 4개로 한점만 허용해 KIA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4회에 히어로즈 2∼4번 전준호, 이숭용, 클리프 브룸바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등 올해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탈삼진 5개를 기록했다.

빠른 볼은 시속 145㎞까지 찍혔지만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위는 아니다.

대신 그를 살릴 것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 힘있는 타자들을 상대로 통산 28승을 거두게 한 정확한 제구력이다.

투구 수 10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4개였고 볼넷이 한 개도 없을 정도로 시원시원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 등으로 구속에 변화를 주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은 게 큰 효과를 봤다.

그동안 타선 지원이 적어 지난 달 29일 두산전에서 첫 승을 거둔 뒤 시즌 2승(3패)째이고 평균 자책점은 3.72지만 한국 무대에서 진가가 갈수록 나타나고 있다.

서재응은 경기 직후 환하게 웃으면서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는 "오늘 직구, 체인지업, 커브 등 모든 공이 좋았다. 또 포수 차일목이 결정적인 순간 판단을 빨리 해서 잘 던질 수 있었다. 팀의 4연승을 이끌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꼴찌에서 탈출한 KIA는 서재응이 윤석민과 강력한 `원투펀치'로 자리를 잡으면서 중위권 도약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조범현 KIA 감독은 "서재응이 경기 초반에는 제구력이 조금 흔들렸지만 베테랑답게 잘 넘겼다. 굉장히 좋은 투구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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