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에 허덕이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5월 들어 힘차게 포효하기 시작했다.

KIA는 9일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와 방문경기에서 12-1로 크게 이겨 올 시즌 최고의 날을 보냈다.

최초의 기록들로 KIA 선수들은 온통 싱글벙글이었다.

4월 7연패에 허덕이는 등 연패에 친숙하다가 올해 첫 3연승으로 신바람을 냈고 한 경기 최다인 12점을 뽑았다.

4회 포수 차일목이 히어로즈 선발 김수경의 시속 138㎞ 짜리 직구를 받아쳐 쏘아올린 2점 아치는 2003년 프로 데뷔 후 첫 홈런이다.

좌타자 김원섭은 이날 5차례 타석에 규정타석을 채우고 타율 0.374(91타수 34안타)로 처음으로 타격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퇴출위기에 놓였던 선발투수 호세 리마는 7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한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로 첫승을 올렸다.

물론 이런 기록보다 더 기쁜 것은 지난 달 11일 이후 28일 만에 처음으로 꼴찌에서 벗어난 것이다.

시범경기에서 선두로 돌풍을 예고했던 KIA는 막상 정규시즌에서는 주전 포수 김상훈의 발목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좌완 전병두와 내야수 김연훈을 SK에 내주고 포수 이성우와 외야수 채종국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는 등 다시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썼다.

잇단 패배에 조범현 KIA 감독은 최근 머리를 짧게 깎으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기도 했고 조금씩 투.타에 균형이 잡혀가고 있다.

KIA는 5월 들어 4승3패의 성적을 내면서 평균 자책점 2.61, 타율 0.284로 기력을 회복했다.

윤석민, 서재응, 리마가 안정을 찾고 양현종, 이범석 등 젊은 투수들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투수력 남부럽지 않다.

방망이에서도 톱타자 이용규, 김원섭, 이종범, 이재주 등이 분전하면서 간판타자 장성호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조범현 감독은 "타자들이 시즌 초반에는 너무 잘하려는 욕심에 타석에서 조급했다. 하지만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투수들이 잘 던져준 것도힘이 되고 있다"고 희망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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