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갈매기'의 함성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른 건 이대호와 카림 가르시아가 터뜨린 두 방의 대포 덕분이었다.

3연속 역전패로 주춤했던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의 '빅볼 야구'도 쌍포 두 방으로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높은 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가르시아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 이승학의 몸쪽 높은 공을 그대로 잡아 당겨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선제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완전한 볼이었는데 139㎞짜리 밋밋한 볼은 힘 넘치는 장사 가르시아에게 만만한먹잇감에 불과했다.

한화와 사직 3연전에서 11타수1안타로 고개를 떨궜던 가르시아는 이날 5타수1안타에 그쳤지만 전매특허인 장타 능력을 되찾으면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뒤질세라 이대호도 4-1로 앞서던 4회 선두 타자로 나와 이승학의 몸쪽 높은 144㎞짜리 직구를 끌어 당겨 우측 펜스를 직선타로 살짝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둘 다 홈런 가뭄을 깬 대포였고 승리를 불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가르시아는 지난달 24일 문학 SK전 이후 보름 만에 8호 홈런을, 이대호도 4월29일 사직 LG전 이후 열흘 만에 시즌 다섯 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5점 이상을 뽑던 롯데의 공격력은 최근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상대 배터리에게 집중 견제를 당하면서 3점대로 추락했고 화끈함도 사라졌다. 하지만 쌍포가 동시에 폭발하면서 롯데의 공격은 활화산처럼 터졌고 8연승을 달리던 두산을 9-2로 대파하고 원기를 회복했다.

쌍포가 동시에 폭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로 3월30일 한화전(9-8), 4월8일 삼성전(9-5) 등 모두 큰 점수를 내면서 승리해 쌍포 동시 폭발은 승리의 보증수표로 여겨지고 있다.

3타수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한 쌍포의 한 축 이대호는 "최근 4연패로 4번 타자로서 부담감이 컸는데 경기 전 선수들이 모여 다 잊고 새로 시작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홈런 보다는 중요한 순간 적시타를 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타격감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그동안 장타를 의식해 어깨가 올라가는 등 타격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전했는데 오늘은 부담감을 떨치고 가볍게 스윙하려고 애썼다. 보름 만에 홈런을 쳐 기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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