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안에도 등판… 불펜 난조로 4위 추락

롯데 제리 로이스터는 계속되는 불안에도 중용하고 있는 마무리 임경완에 대해 ‘언더 잡 트레이닝(under job training)’이라는 표현을 썼다. 직접 일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을 통해 성숙해진다는 의미다.

‘언더 잡 트레이닝’에 해당되는 경우는 올시즌 많다. 동계훈련이 부족했던 신생팀 우리 히어로즈의 이광환 감독은 “5월까지는 시범경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훈련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얘기였다.

지난 5일 KIA에서 SK로 트레이드된 전병두는 적응 시간도 없이 7일 LG전에 깜짝 선발 등판했다. 실전을 통해 훈련을 쌓게 하겠다는 김성근 감독의 의지였다. 2위와의 승차를 6.5경기로 벌려 놓은 단독 선두 SK는 전병두의 실험이 가능하다. 선두 팀으로 이적해 심리적으로 승패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전병두는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잘 넘기며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롯데는 사정이 다르다. 시즌 초 반짝했다가 하위권으로 추락하곤 했던 악몽을 되풀이했던 롯데로서는 벌 만큼 벌어 놓아야 후반에 대비할 수 있다. 끊임없이 불안한 행보를 거듭했던 임경완은 6일 부산 한화전에서는 급기야 자신의 어이없는 송구 실책으로 경기를 날렸다.

로이스터 감독의 ‘언더 잡 트레이닝’ 이론에 따르면 조금씩 나아져야 하는데 점점 더 불안하고 구위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한화의 3연전을 모조리 내주며 시즌 첫 4위로 떨어졌다. 모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불펜의 난조로 역전패당해 후유증이 크다.

7연패에 빠진 LG도 상황은 비슷하다. LG는 지난해 마무리 우규민을 중용해 시즌 끝까지 4강 싸움을 벌이며 성공을 거뒀다. 차세대 간판타자로 육성하겠다던 이성열은 LG의 ‘언더 잡 트레이닝’ 대상이었다. 지난해 5위를 차지한 성적에 현혹된 것도 사실이다. 마냥 실험만 하고 있기에는 팀 전력의 기반이 아직은 다져지지 않은 두 팀이 롯데와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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