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LG도 두산 '뒷심'에 눈물… 흔들리는 마무리, 관건은 '제구'

4월에 잘 나가던 롯데 자이언츠와 우리 히어로즈가 5월 들어 연일 역전패에 울고 있다. LG는 어느새 7연패 늪에 빠져있다.

이들 팀의 공통점은 뒷문이 약하다는 것이다.

롯데는 6일 사직 한화전에서 3-2로 앞서던 9회에 등판한 마무리 투수 임경완이 볼넷과 내야안타를 내준 데 이어 실책마저 저지르는 `불쇼'를 벌인 끝에 3-4 역전패를 당했다.

마무리 뿐만 아니라 셋업맨도 부실하다. 8일 한화전에선 배장호가 3-2으로 앞서던 8회 초 등판해 1⅓이닝 동안 3실점 하는 바람에 역전 3연패를 당했고, 순위는 4위로 급락했다.

개막 직후 송지만-브룸바-이숭용의 `세월 잊은' 타격 덕에 2-3위를 오르내리던 우리도 5월 들어 연일 역전패 비극에 울고 있다.

7일 두산과 경기에서 우리의 뒷문 약점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4-3으로 리드한 9회 등판한 이상열은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두산의 7, 8번 하위타선을 상대했지만 아웃카운트 한 개를 추가하지 못하고 연속 안타를 두들겨 맞았다. 9회 4-4 동점은 연장 10회 4-6 역전패 비극으로 이어졌다.

8일에는 4-2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전준호가 김동주와 홍성흔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한 뒤 최준석에게 역전 3점홈런을 두들겨 맞아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LG는 5일 두산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 믿었던 마무리 우규민을 마운드에 올려 보냈지만 김재호와 이종욱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은 끝에 2실점하며 무너진 게 뼈아팠다.

SK가 정대현, 조웅천, 가득염 등 튼튼한 불펜진을 바탕으로 25승8패(승률 0.758)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이들 팀의 마무리가 이처럼 흔들리는 원인은 뭘까.

`잘 나가는 팀' SK의 김성근 감독은 `컨트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 투수에겐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컨트롤이 더욱 중요하다"며 "전지훈련 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SK 마무리 정대현을 들었다. 상대를 압도하는 직구는 없지만 컨트롤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좌타자를 압도하는 게 장점이라는 것이다.

반면 투구 폼이 비슷한 LG 우규민이 안타를 맞는 건 가운데로 몰리면서 높게 뜨는 실투 때문이라는 게 야구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마무리 투수는 선발이나 롱 릴리프와 달리 공 1∼2개로 명운이 갈리는 자리. 순간의 실투로 가운데로 몰린 공 한 개가 프로야구 팀들의 명암도 가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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