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엮이는지 저도 난감하네요.”

8일 경기 전 두산 우익수 유재웅(29)에게 LG 권용관과 삼성 현재윤 얘기를 꺼내자마자 돌아온 대답이다. 유격수 권용관은 지난 5일 두산전 수비 도중 불규칙 바운드된 타구에 얼굴을 정면으로 맞아 코뼈 부상을 입었다.

결국 수술대에 오른 권용관은 한 달 가량 재활을 거친 뒤에야 복귀할 전망이다. 또 포수 현재윤은 3월18일 시범경기 때 홈으로 쇄도하던 상대편 주자와 부딪쳐 쇄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진갑용의 백업 포수로 기대를 모은 현재윤은 여전히 힘겨운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권용관과 현재윤에게 부상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은 다름아닌 유재웅이다. 유재웅은 5일 상황을 떠올리며 “타구가 곱게 나가야지 왜 거기에 가서 맞췄는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재웅은 5일 경기 후 LG 라커룸을 찾아 권용관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때 권용관의 대답이 압권이었다. 인근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잠시 잠실구장에 들른 권용관은 “괜찮다”고 이를 드러낸 뒤 “덕분에 코 수술 예쁘게 받게 됐다”며 본의 아니게 ‘가해자’가 된 유재웅의 마음을 달랬다.

올시즌 주전 우익수 자리를 굳히며 실력으로도 주목 받고 있는 유재웅은 “분명 고의는 아니었지만, 두 선수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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