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김광현·류현진 다승 싸움 미-클리프 리 0점대 방어율 일-이와타 '펄펄'

올해 한국과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약속이나 한 듯 좌완 투수 강세가 두드러진다.

한국에서는 김광현(SK)과 류현진(한화) 두 좌완 영건이 8일 현재 6승1패, 5승1패씩을 거둬 다승 부문 1, 2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탈삼진에서도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좌투수 클리프 리의 초반 상승세가 돋보인다.

클리프 리는 이날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양키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산발 6안타 무실점으로 역투, 시즌 6승(무패)째를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0.81로 놀랍고 4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단 2개만 주고 삼진은 39개를 잡았다.

복부 통증으로 지난해 주춤했던 리가 부활에 성공, 18승(5패)을 거뒀던 2005년 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로 승수를 쌓아 가고 있고 조 선더스(LA 에인절스.6승)는 선발 진입 4년 만에, 마크 헨드릭슨(플로리다.5승1패)은 7년 만에 각각 전성기를 구가중이다.

일본 센트럴리그에서는 좌투수가 다승과 방어율에서 왼손 투수들이 득세하고 있다.

다승은 1위 이시카와 마사노리(야쿠르트.5승)를 필두로 다카하시 겐(히로시마),시모야나기 쓰요시(한신.이상 4승), 이와타 미노루(한신.3승)가 이름을 올렸고 평균자책점에서도 부문 2위인 다카하시(1.69)를 포함해 3위 이와타(1.80), 5위 시모야나기(2.14), 8위 이시카와(2.36)가 오른손 투수 못지 않게 선전 중이다.

과거 로저 클레멘스나 페드로 마르티네스 등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는 오른손 파워 투수들과 달리 좌투수들은 야구에서 왼손이 특수성을 잘 이용, 각 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왼손 투수는 좌타자가 1~2명 있기 마련인 상대 타선의 테이블 세터진을 봉쇄하는 데 유리하다. 또 1루 주자 견제에도 효과적인데다 던지는 볼을 던질 때 팔 각도가 오른손 투수와 전혀 달라 굳이 강속구를 못 뿌리더라도 타자를 범타로 솎아내는 데 이득을 본다는 분석이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 무릎 쪽을 낮게 파고드는 볼과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 걸치는 볼 등은 구속에 상관없이 오른손 투수가 흉내 내기 힘든 좌투수만의 기술이다. 김광현과 류현진은 최고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뿌리는 데다 커브, 체인지업 등 타이밍을 뺏는 완급 조절 능력이 뛰어나 어린 나이에 벌써 간판으로 우뚝 섰다.

최고 시속 150㎞를 던지는 이와타를 빼곤 대부분 일본 좌투수들은 면도날 제구력으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들은 내외곽 구석을 찌르는 예술에 가까운 코너워크로 타자를 요리한다. 클리블랜드의 리도 최고 구속은 145㎞에 불과하나 포심, 투심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자유 자재로 구사하고 지난해 쉴 때 슬라이더까지 완벽하게 연마해 보란듯이 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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