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투수가 돼서 기쁘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부족한게 많아서 찝찝하기도 하다. 다음에는 문제점을 보완해 더 잘하겠다"

프로야구의 6년차 좌투수 전병두(24)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SK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해 깜짝승을 거둔 뒤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처음 트레이드를 통보받았을 때 아무 생각이 없었다. 트레이드가 두번째인 만큼 어디든 야구하는 것은 똑같을 것으로 본다. 여기서 더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사흘전 KIA에서 SK로 트레이드된 전병두는 이날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으면서 안타 한개와 볼넷 7개를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막아 7-0 완승을 이끌었다.

그는 1회 첫 타자 이대형, 안치용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제구가 흔들렸지만 베테랑 포수 박경완의 리드에 따라 차츰 안정을 찾았다.

묵직한 직구는 최고 147㎞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예리한 변화구에 LG 방망이는 허공에서 춤을 췄다.

전병두가 의외로 선발로 나선 것은 SK가 당초 점찍어둔 베테랑 김원형이 전날 구원등판하는 바람에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 투수 조련의 대가로 꼽히는 김성근 감독은 전병두의 실전투구를 거의 보지 못했기에 빨리 조련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이 한국 무대로 돌아온 지난 해부터 정규리그에서 전병두가 SK를 상대로 등판한 경우는 한차례도 없었다.

전병두는 2003년 두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05년 여름 다니엘 리오스(현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트레이드돼 KIA 유니폼을 입었고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병역혜택을 받았다.

SK는 현역 최고의 포수인 박경완과 막강한 불펜진, 탄탄한 내야수비 등 전병두가 잠재력을 폭발시키기에 충분한 조건이라는 평가다.

김성근 SK 감독은 "전병두를 선발로테이션에 계속 넣을 생각이다. 오늘처럼 던져주면 괜찮다. 경기 전 연습경기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던지라고 했다. 투수는 포수에 따라 달라진다. 전병두는 여러가지 단점이 있지만 비밀이고 오늘 경기 도중 하나를 고쳤다"고 흐뭇해했다.

전병두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포수 박경완은 "전병두가 1회에 볼넷 두개를 내줬지만 주자를 견제아웃 시킨 뒤 안정을 찾았다. 내가 책임질테니 사인대로 편안하게 던지라고 주문했다. LG 타자들이 좋지 않은 볼에 방망이가 잘 나가면서 경기가 쉽게풀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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