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년차 김현수(20)는 시즌 초반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한결 안정된 타격자세와 선구안을 무기로 때리는 족족 안타를 만들어냈다. 한때 26년 만의 4할 타자에 대한 기대마저 갖게 했다.

그러나 멈출 줄 모르던 불방망이는 6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5타수 무안타)에서 식고 말았다. 연속경기 안타는 ‘16’에서 마감, 연속출루 기록도 22경기에서 제동이 걸렸다. 6일까지 최근 5경기에서 2할6푼1리로 주춤하며 타격 1위 자리도 내줬다.

기록이 중단돼 아쉬움이 오래 남지나 않을까. 하지만 7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김현수는 여전히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기록이 이어질 때도 별로 의식하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지금 기분은 홀가분하네요.” 자신은 무덤덤한데 오히려 동료들이 더 안타까워 했다고. “(민)병헌이가 ‘하나 쳤어야지’라며 아쉬워하던데요.” 민병헌과 김현수는 동기생이다.

김현수는 “그 동안에도 안타 하나를 치고 나면 몇 경기 연속안타라고 주위에서 얘기를 해준 뒤에야 알았다”면서 “안타나 타율은 많고 높으면 좋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여전히 내 목표는 전경기 출전”이라고 말했다.

“전경기 출전,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잖아요. 가장 값진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7일 좌익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쳐내며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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